“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력이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뉴욕타임스)

미국 언론들은 11년 만에 열린 남북한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낙관론을 경계했다. 판문점 선언에 담긴 비핵화 합의가 원론적 수준이어서, 결국 북·미 정상회담에서 해결하게 됐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 과장 광고’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발표된 공동 성명엔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WSJ는 “수십 년에 걸친 북한의 거짓 약속에 대한 더 나은 정책은 불신과 검증”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게 상을 차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무기를 해체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하며, 비축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제거하는 과정과 역사상 가장 복잡한 검증 프로그램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남북 정상회담에 속지 말라. 예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회담이 2000년 당시 남북 정상회담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WP는 판문점 선언에 대해 “고상하지만 공허한 단어로 가득하다”며 “한반도 비핵화는 한국에도 핵무기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했다. USA투데이는 “남북의 평화협정엔 미국과 중국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며 “주한미군 철수 문제로까지 이어진다면 ‘복잡하고 긴 과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