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김정은의 적극적 의지"
남북 경제교류·북일관계 개선 염두 둔 포석 분석도
남북, '표준시부터 통일'… '평양시간' 3년만에 역사속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과 북의 표준시간을 통일하자고 제안하면서 북한의 표준시인 '평양시간'은 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북한은 2015년 8월 5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결정을 통해 남한과 30분의 시차를 둬왔으나, 김 위원장이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원래대로 돌아가겠다고 함으로써 남북 간에는 시차가 없어진다.

3년 전 북한이 "동경 127°30′을 기준으로 하는 시간(현재의 시간보다 30분 늦은 시간)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표준시간으로 정하고 '평양시간'으로 명명한다"라며 "평양시간은 8월 15일부터 적용한다"고 공표하면서 북한의 시각이 남한보다 30분 늦어졌다.

일제 강점기 이후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는 표준시인 동경시를 써왔던 북한이 광복 70주년인 2015년 8월 15일부터는 한반도 중앙부를 지나는 동경 127.5도를 기준으로 표준시간을 정한 것이다.

당시 북한은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조선의 표준시간을 빼앗았다"며 표준시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북한은 같은 해 8월 15일 한국이 표준시로 사용하는 동경시 기준 0시 30분부터 이른바 '평양시간'을 적용했다.

북한은 당일 평양천문대의 '국가표준시계'에 맞춰 인민대학습당 시계탑과 평양역 시계탑에서 종을 울리며 새 표준시 시행 첫날을 알렸다.

조선중앙TV는 평양시간으로 0시 정각에 0시를 알리는 시계 화면과 종소리를 내보낸 뒤 "평양시간과 더불어 주체 조선의 역사는 주체혁명 위업 최후 승리를 향해 장엄히 흐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서울보다 30분 늦은 평양시간이 등장하면서 이후 개성공단 출입경과 남북 민간교류 등에서 일부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 대기실에도 서울시간과 평양시간을 가리키는 시계 2개가 걸렸고, 이를 본 김정은 위원장이 "가슴이 아팠다"며 표준시간 통일을 문 대통령에게 약속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이런 표준시 변경 의지는 민족 동질성 회복은 물론 차후 남북 간 경제교류 등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 당시 '남북한이 시간을 통일하자'며 북한 표준시를 서울 표준시로 통일하기로 한 데 대해선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 빠른 속도로 실행해나가겠다는 그런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표준시 변경 이유로 일본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북일 관계 회복 의도를 비친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국내 57개 대북지원 민간단체들의 협의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관계자는 "북한이 표준시간을 서울시간과 맞추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라며 "앞으로 당국 간 접촉은 물론이고 남북 민간교류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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