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체육회장 "내년 100회 전국체전에 북한 초청 추진"
현실로 다가오는 전국체전 북한 참가·경평축구 부활
남북이 역사적인 2018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로 체육 교류 활성화를 포함해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뼈대로 한 판문점 선언을 내놓음에 따라 남북 스포츠는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거대한 소용돌이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분단의 상징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뒤 3조, 13항으로 이뤄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이 중 남북 체육 교류와 관련된 항목은 1조 4항이다.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안으로는 6·15를 비롯하여 남과 북에 다 같이 의의가 있는 날들을 계기로 당국과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밖으로는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하여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기로 하였다'는 내용이다.
현실로 다가오는 전국체전 북한 참가·경평축구 부활
'공동으로 진출하여'란 대목은 국제대회에서의 남북 단일팀을 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남과 북이 함께 벌이는 민족공동행사에는 스포츠 이벤트도 당연히 포함된다.

이에 따라 국제대회 단일팀 구성과는 별개로 북한의 전국체전 참가, 경평축구 부활, 농구·배구·탁구 교류전 등 남과 북을 오가는 여러 체육 행사가 봇물 터지듯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남북 해빙 무드를 타고 북측에 체육 교류 정례화를 요청해 온 대한체육회는 당장 카운터 파트너인 북한의 조선올림픽위원회와 핫라인을 구축해 실무 차원에서 체육 교류 증진을 논의하기를 기대한다.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 북한의 전국체전 참가가 즉시 현실로 이뤄질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전국 17개 시·도를 돌아가며 열리는 전국체전은 내년이면 100회째를 맞이해 서울에서 열린다.

우리나라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고향과 소속팀의 자부심을 위해 출전하는 전국체전에 북한 선수들이 참가한다면 100회라는 상징성이 배가될 수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100회째 전국체전에 북한 선수단을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2020년엔 남북이 공동으로 대한체육회 창립 100주년을 기념할 가능성도 있다.

대한체육회는 1920년 7월 13일 창립된 조선체육회의 후신이다.

이 회장은 "조선체육회가 설립될 당시에는 남도 북도 없었다"면서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고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도록 남북이 함께 체육회 100주년을 기념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현실로 다가오는 전국체전 북한 참가·경평축구 부활
일제 강점기 때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해마다 열린 경평축구도 부활의 전기를 맞는다.

경평축구는 남북 분단 후 중단됐다.

남북 모두 축구에 큰 관심을 보이는 만큼 경평축구는 남북 체육 교류의 본궤도 진입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큰 관심을 보이고 김 위원장 집권 이전에 몇 차례 교류전을 펼친 남북 농구의 정기전, 세계적인 거포 김연경(30)과 북한의 주포 정진심(26)이 격돌하는 여자배구 교류전도 추진할만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