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동반 정상회담 공식화하는 北,북중 이어 남북정상회담에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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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이설주 여사가 27일 오후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을 방문하기로 하면서 남북 간에도 '부부동반' 정상외교가 공식화되는 모습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판문점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 부인 이설주 여사는 오늘 오후 6시 15분께 판문점에 도착한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김정은 위원장과 이설주 여사는 평화의 집에서 잠시 환담한 뒤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 여사는 김정은 위원장의 각종 국내 시찰을 수행한 데 이어 최근에는 외교 무대에도 본격적으로 나선 바 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집권 후 첫 외국 방문이었던 지난달 25일∼28일 방중에 동행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부부와 연회와 오찬 등을 했다.

시 주석과 밝은 표정으로 악수하고,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등 비교적 능숙한 모습으로 북한의 첫 '퍼스트레이디 외교'를 선보였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배우자로서 외국 방문은 당시가 처음이었지만, 리 여사는 국내에서 열린 외교 행사에는 상대적으로 활발히 참석해왔다.

지금은 쿠바의 국가수반이 된 미겔 디아스카넬 전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이 지난 2015년 9월 방북했을 때는 김 위원장과 함께 북한 예술단의 축하 공연을 관람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주요 외국 대표단들에는 김 위원장과 리 여사 부부가 함께 만찬이나 연회를 여는 것이 거의 관행처럼 반복되고 있다.

리 여사는 김 위원장이 이달 17일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 중국 예술단 일행을 초청해 연 만찬에 참석했고, 지난달 초 방북한 우리 대북특별사절단과의 만찬에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달 14일에는 방북한 중국예술단 공연을 김 위원장 없이 단독으로 관람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에는 사실상 네 번째 부인이었던 김옥이 김정일의 중국·러시아 방문에 동행했을 때 북한 매체에 언급되지 않았고 공식 배우자 자격도 아니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평양에서 열린 2000년,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도 김 위원장 부인과 우리 영부인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김정은 체제 들어 북한이 이전과 달리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을 외교 무대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국가수반 부부가 함께 외국 순방을 떠나거나 외빈을 맞아 만찬을 여는 외국의 방식을 따름으로써 '정상국가'임을 대내외에 선전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리 여사가 중국 방문에 이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도 동행하면서, 5월∼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에도 함께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퍼스트레이디 외교'에 나설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