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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회담 마무리 발언 주목…김정은 "기대하신 분들 만족 드렸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오전 회담을 마무리하면서 "오늘 아주 좋은 논의를 많이 이뤄서 남북의 국민에게, 전 세계 사람에게 아주 선물이 될 것 같다"고 언급해 비핵화 합의와 관련된 것인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김 위원장과 오전 회담을 마치고 이같이 말했다.

오전 중 이뤄진 회담에서 남북은 물론 전 세계에 선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만한 합의가 이뤄졌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는 언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 세계가 선물로 여길 논의라면 아무래도 비핵화 합의일 가능성이 있다.

한반도 비핵화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최우선 의제로, 양 정상이 직접 만나 담판을 지을 사안이었다.

물론 문 대통령이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여타 의제인 군사적 긴장완화를 포함한 평화정착이나 남북관계 개선 관련 논의를 염두에 두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선물 발언'의 범위를 전 세계로 잡은 것으로 봐서는 비핵화와 관련한 논의가 긍정적으로 진행됐다는 뜻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에 대한 김 위원장의 화답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많이 기대하셨던 분들에게는 물론 이제 시작에,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겠지만 우리 오늘 첫 만남과 이야기된 게 발표되고 하면 기대하셨던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만족을 드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많이 기대하셨던 분들'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비핵화 타결을 위한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일련의 과정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는 점을 김 위원장도 잘 알고 있는 만큼 비핵화 논의를 염두에 두고 발언했을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여기에다 "이제 시작에,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겠지만"이라는 김 위원장의 언급도 주목된다.

비핵화 합의를 고려하고 한 발언이라면 비핵화 합의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게 하는 언급이기 때문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어느 수준에서 공동선언에 명문화할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리측으로서는 북한의 의지를 최대한 끌어내 명문화하는 게 목표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남북 정상이 처음으로 비핵화를 의제로 본격적인 논의를 벌인 만큼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공동선언에 적시하기만 해도 상당한 성과라는 지적도 있다.

남북정상회담의 비핵화 합의를 토대로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타결을 끌어낸다는 게 우리측의 구상이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