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도보다리까지 단둘이 '산책 회담'
남북한 정상회담 일정 중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단둘이서 만나는 시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참모들을 모두 물린 채 하는 오후 산책이다. 남북 정상은 점심식사를 따로 한 뒤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사진)까지 함께 걷는다. 수행원은 없다. 오후 단독 정상회담에 앞서 편안한 분위기 속에 대화를 할 수 있는 산책 시간은 두 정상이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회담 성과에 따라 역사적 명소로도 남을 수 있다.

도보다리는 1953년 7월 정전협정 직후 판문점 습지 위에 생겼다. 공동경비구역(JSA) 남쪽 구역을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에서 ‘풋 브리지(Foot Bridge)’로 부르던 것을 우리말로 그대로 옮기면서 도보다리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군사분계선 위에 있는 T1~T3 건물 동쪽에 있다. 길이는 50m쯤 된다. 평소에는 중감위 요원들이 판문점 회담장으로 이동할 때 이용한다. 도보다리는 폭이 좁아 두 사람이 나란히 지나가기도 어려웠으나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확장공사를 해 성인 세 명이 걸을 수 있도록 했다.

처음 도보다리가 만들어질 때는 작은 실개천이 흘렀다. 지금은 다리 아래 물은 흐르지 않고 습지가 형성돼 있다. 도보다리는 파란색으로 단장돼 있다. 유엔군사령부가 관리하는 시설은 모두 파란색이기 때문이다. 유엔사 관계자들이 도보다리를 ‘블루 브리지’라고 부른 이유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6일 브리핑에서 “이제부터 도보다리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슬로건인 ‘평화, 새로운 시작’ 그 자체를 상징하는 역사의 현장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