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정상회담이 4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공식 회담에 배석할 수행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문 대통령 공식수행단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등 6명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북한의 배석자를 고려해 실제 배석하는 수행단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이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배석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 2007년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김장수 국방부 장관이 공식 수행단에 포함됐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회담에는 배석하지 않았다. 당시 김 장관은 고개를 숙이지 않고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채 김정일과 악수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꼿꼿 장수’란 그의 별명은 이때 생겼다. 김 장관의 태도 때문에 회담 배석자에서 제외됐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김 장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기용됐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 등 구체적인 안보 이슈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과 입장 차이를 보였다. 김정일이 회담 중에 곤란한 제안을 하면 국방을 책임지고 있는 김 장관으로서는 곤혹스러울 가능성도 있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김 장관이 공식수행단에는 포함됐지만 회담 배석자에서는 빠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의 공식수행단 일원인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김 장관의 상황과는 사뭇 다르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등을 발표했고, 회담에서 종전 선언이 논의될 것이란 예상이다. 문 대통령과의 의견 차도 많지 않다. 청와대는 배석자 명단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으나 회담 하루 전 열리는 최종 리허설에 송 장관이 참석하기로 했다. 다만 회담이 예상치 못한 분위기로 흐를 경우 국방부 장관의 배석 자체가 논란이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2일 문 대통령이 긴급 소집한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함께 송 장관이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회담 배석자 인원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네 사람으로 좁혀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회의가 예정에 없이 긴급하게 소집돼 참석이 어려웠을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