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확성기 중단' 브리핑하는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대북확성기 중단' 브리핑하는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국방부가 남북 정상회담을 나흘 앞둔 23일 "최전방 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오늘 0시를 기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우리 군이 남북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전격적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남북간 극심한 대치 국면을 상징해 왔다.

우리 군은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대북 확성기는 경기 파주와 연천 등 서부전선과 강원도 화천 등 중, 동부전선까지 10여 곳에 설치돼 있으며 낮에는 10km 이상 개성까지, 밤에는 24km까지 소리가 전달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김정은 체제의 문제와 북한의 실상을 고발하는 강력한 수단이라는 점이 북한 측이 민감하게 반응해 온 이유다.

북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반공화국 적대행위’로 간주하고 강력 반발했다. 북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이 북한 군인들에게 잘 들리지 않도록 체제 선전 확성기 방송을 크게 틀어 맞불을 놓는 형식으로 대응해왔다.
대북확성기 방송 오늘부터 전격 중단 (사진=연합뉴스)
대북확성기 방송 오늘부터 전격 중단 (사진=연합뉴스)
2015년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 지뢰 도발 후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을 때도 북한은 방송 중단을 요구하며 반발했다.

대북 심리전을 대표하는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은 급속히 평화모드로 무르익어가고 있는 남북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군사적 긴장 완화를 포함한 항구적 평화 정착은 한반도 비핵화, 남북관계 진전과 함께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3대 의제에 속한다.

국방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조치가 남북간 상호 비방과 선전 활동을 중단하고 '평화,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나가는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