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2일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한 정상회담 공식 환영식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북측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한경DB
2007년 10월2일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한 정상회담 공식 환영식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북측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한경DB
남북한이 23일 최종 합의한 남북 정상회담 공식 일정을 보면 우리 측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최대한 예우를 갖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공식 환영식과 환영 만찬의 세부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부는 해외 정상급에 걸맞은 수준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확정된 일정 중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의 우리 군 의장대 사열 여부다. 공식 환영식에서 김정은이 사열하면 그 의미가 남다르다. 남북관계 회복으로 북한을 정상국가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도 각각 1·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군을 사열했다.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평양 순안공항에서 영접 나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함께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노 전 대통령의 인민군 사열은 2007년 평양 4·25 문화회관 앞 광장에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상호주의에 입각해 정부가 김정은의 국군 의장대 사열 행사를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우리 군이 지금까지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해온 것으로 볼 때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열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세부 일정과 관련해서는 추가 설명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환영 만찬 일정은 공개된 반면 합동 오찬에 대한 별도의 발표는 없었다. 오찬 일정이 발표되지 않은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남북이 오전 회담을 마친 뒤 각각 중간 회담 결과를 정리하고 후속 전략을 논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1·2차 정상회담에서도 공동선언문을 작성한 당일 양측 정상은 오찬을 따로 했다. 오전 회담이 길어지면 별도 오찬 시간 없이 ‘도시락 회담’이 열릴 것이란 전망도 있다. 환영 만찬은 회담 장소인 판문점 평화의 집 3층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은 또 우리 측 기자단이 판문점 북측 지역인 판문각에서부터 김정은의 모습을 취재하기로 합의했다. 우리 측 취재진은 군사분계선(MDL)을 도보로 넘어 북측 지역으로 이동해 취재 활동을 할 수 있다.

남북 합동 정상회담 리허설(예행연습)은 25일 열릴 예정이다. 북한은 이를 위해 당일 선발대를 판문점 우리 측 지역에 파견하기로 했다. 우리 측은 북한과의 공동 리허설 이외에 24일과 26일 별도의 리허설을 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간 핫라인(직통전화) 통화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의 동행 여부도 공개되지 않았지만 환영 만찬에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회 위원장(대통령 비서실장)이 정상회담 하루 전인 2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프레스센터에서 회담 관련 최종 세부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