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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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광주 서구갑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두고 당내 갈등을 빚고 있다. 추미애 대표의 전략공천 방침에 최고위원들이 “광주에서 역풍이 불 수 있다”며 경선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18일 민주당에 따르면 추 대표는 광주 서구갑에 박혜자 전 의원을 전략 공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경쟁 상대인 송갑석 광주학교 이사장은 이같은 추 대표의 방침에 강력 반발하고 있으며 최고위원들도 “호남 민심에 역행한다”며 반대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추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의원의 전략공천을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건강 상의 이유로 최고위에 불참했다. 당내에서는 최고위원들의 반발때문에 불참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최고위원들은 광주 서구갑이 지난 19대 총선에서 전략공천했던 지역이고, 당시 여성 정치인 배려로 국회의원을 단 박 전 의원을 또 다시 경선도 거치지 않고 전략공천하는 것은 지역민심에 반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박 전 의원은 여성 할당 몫으로 19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전략공천을 받아 광주서구갑에 당선됐다. 19대 국회의원 후보 공천때도 송 이사장은 경선을 요구했으나 중앙당은 전략공천을 강행했다. 한 최고위원은 “광주에서 같은 지역을 두번씩이나 경선도 치르지 않고 중앙당에서 전략공천을 하게 되면 ‘호남을 우습게 본다’는 정서적 반발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정치에 처음 입문하는 여성 정치인이면 모르겠지만 이미 19대 총선에서 배려를 받은 전직 의원을 또 다시 전략공천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천관리위원인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잡음이 없도록 후보자간 경선으로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추 대표의 의지가 강해서 난감하다”고 전했다.

추 대표 측에서는 ‘여성 공천’의 상징성을 고려해서라도 박 전 의원의 전략공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추 대표측은 “민주당 당헌에는 공직 선거의 지역구 선거 후보자 추천에서 여성을 30% 이상 포함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며 “당내 여성 정치인들이 여성 배려차원에서 전략 공천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