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당원 댓글공작'에 연루됐다는 한 매체 보도와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답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당원 댓글공작'에 연루됐다는 한 매체 보도와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답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네이버 등 포털 기사에 달린 문재인 정부 비판 댓글 추천수를 높이려고 '매크로'가 불법 사용된 정황이 짙다며 네티즌들을 고발했는데 잡고 보니 민주당 당원이었다.

민주당은 정부 비판 댓글 추천 해당 사례를 수집해 지난 1월31일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매크로’는 한꺼번에 여러 댓글을 달거나, 댓글 추천수를 급증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이번에 매크로 활용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3명 중 한 명은 파워블로거이자 시사경제 논객으로 활동해온 '드루킹' 김 모(48) 씨였다.

이들 3명의 민주당 당원들은 지난 1월15일 ‘매크로’를 구입해 17일 해당 프로그램을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조작 드루킹의 자료창고
댓글조작 드루킹의 자료창고
‘드루킹’ 김 씨는 ‘드루킹 자료창고’라는 이름의 경제, 시사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2009년~2010년 네이버 파워블로그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모든 게시물을 닫아둔 상태지만 15일 현재 누적 방문자 수가 985만 명에 이른다.

김 씨는 블로그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인터넷 카페·팟캐스트 등에서 친여권 성향의 논객 활동을 해왔다.

김 씨는 2010년에는 ‘드루킹의 차트 혁명’이라는 투자 서적을 썼고, 최근까지 ‘이니(문재인 대통령의 애칭)하고 싶은 거 다 해’ 등의 제목으로 친여권 성향의 시사 팟캐스트와 유튜브 채널도 운영했다.

김 씨는 2014년부터 소액주주 운동을 목표로 내건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을 운영했다. 특히, 경찰 수사로 덜미가 잡힌 김 씨는 ‘경공모’ 운영으로 확보한 회원들의 아이디를 댓글 조작을 하는 과정에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 김 씨가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김경수 민주당 의원과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자 김 의원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김씨가 지난 대선 당시 자발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알리는 온라인 활동을 벌인 뒤 자신에게 무리한 인사 청탁을 했다가 거절당하자 반감을 품고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현 정부를 악의적으로 비난한 것이 이 사건 본질이다"라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드루킹'이 자발적으로 행했다는 '문재인 후보를 알리는 온라인 활동'이 무엇인지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어떤 방향으로든 자신이 문재인 후보 측 지원에 공헌했다고 생각하기에 '무리한 인사 청탁'을 할 수 있었다는 추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사에 대한 댓글로 여론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백개의 네이버 아이디를 운영해 온 '드루킹'의 그간 행적 경찰조사 결과에 6.13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