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일 없어"…물밑에선 '檢 의도' 두고 해석 분분

검찰이 13일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더미래연구소를 압수수색하자 이 연구소를 설립한 '더좋은미래'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역시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해당 의원들은 "전혀 부끄러운 일은 없었다"며 당당하게 대처하겠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물밑에서는 검찰의 '의도'에 대해 엇갈린 관측을 내놓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더좋은미래는 민주당 내 진보·개혁 세력 의원들이 주축이 된 의원모임으로, 김 원장 역시 19대 국회의원 시절 주축 멤버로 활동했다.

최근 더좋은미래 의원단은 기자회견을 열어 야당이 김 원장의 의원 시절 정치자금 사용 의혹을 제기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한 점 부끄러운 것이 없다.

자신 있으면 검찰에 고발하라"고 반박하는 등 적극적으로 김 원장을 엄호하기도 했다.

검찰의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책임간사인 유은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더미래연구소가 검찰의 수사 대상이라거나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왜곡돼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유 의원은 "더미래연구소는 의원들이 수권정당으로서의 정책 역량을 높이기 위해 각자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내서 설립한 연구소다.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며 "마치 범죄혐의가 있는 연구소인 것처럼 호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더좋은미래 소속 다른 의원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대로 '객관적'인 판정을 내리기 위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취지에서 압수수색을 한 것 아니겠나"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더미래 압수수색에 의원들 뒤숭숭… "범죄혐의로 호도해선 안돼"
그럼에도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너무 갑작스레 이뤄졌다"며 당혹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의원은 "청와대에서 '빠른 결단'을 내리겠다는 신호가 아닌가.

이를 위해 검찰이 급하게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다른 의원도 "이렇게 빨리 압수수색을 하는 것을 보고 검찰이 '정무적 판단'을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검찰이 여당에 '힘'을 보여주며 일종의 '시위'를 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게 이 의원의 생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의원 역시 "검찰이 더미래연구소의 자료를 들고 갔다는 것만으로도 의원들에게는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