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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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사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옹호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 장관이 미국 등 강대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맞설 대안으로 TPP 가입을 강조해 이례적으로 소신 발언을 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강 장관은 지난 9일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에서 ‘한반도 정세와 글로벌 외교’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TPP 가입 여부와 관련, “강대국의 보복관세 조치로 인한 어려움에 맞서 가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어 “우리는 중견국으로서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을 잘 지켜나가는 게 장기적으로는 국익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강대국은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경향이 있는데 힘이 부족한 나라는 믿을 것이 규범밖에 없다”며 “WTO 규범을 잘 지켜나가고 충분히 활용하는 방향으로 통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통상 쪽을 담당하는 분들은 일단 TPP를 연구 검토하고 효력이 발생한 뒤 영향을 평가해 이를 기반으로 가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평소 북핵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해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던 강 장관이 TPP 가입에 관한 정부의 소극적 태도에 맞서 자신의 의견을 적극 밝힌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미국이 빠진 채 일본 호주 캐나다 등 11개 회원국이 추진 중인 TPP 가입에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TPP 가입 문제와 관련해 “전향적으로 접근하겠다”며 올 상반기까지 부처 간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김채연/이수빈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