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만난 거 천운으로 생각해야" 감언이설…실제로는 일감 안 줘
공정위 제재…과징금 2억원에 시정명령도


다른 일감을 준다는 식으로 하도급업체를 속여 공사 대금을 20% 수준으로 후려친 금강주택이 억대 과징금을 부과받고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됐다.
일감 줄 듯 하도급대금 80% 깎고 '먹튀'… 금강주택 검찰 고발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금강주택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2억900만원을 부과했다고 9일 밝혔다.

2016년 매출액 4천33억원을 올린 금강주택은 작년 토목건축공사업 도급순위 50위인 업체다.

금강주택은 2013∼2014년 계약 서면을 발급하지 않고 하도급대금 지급 보증을 이행하지 않았으며, 하도급대금을 부당하게 결정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금강주택은 하도급업체에 지급해야 하는 추가공사대금을 다른 일감을 줄 것처럼 속여 20% 수준으로 후려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강주택은 2014년 1월 대금 약 2억4천만원을 지급하기로 하도급업체와 합의했다.

하지만 실제 대금 지급은 차일피일 미루면서 마치 다른 일감을 하도급업체에 줄 것처럼 언급했다.

금강주택 임직원은 하도급업체에 "(다른 현장) 설계가 곧 나온다", "이것만 잘해도 충분히 만회된다", "이참에 잘해서 확고하게 자리 잡으면 된다", "나 같은 사람 만난 걸 천운으로 생각해라"고 말했다.

이러면서 금강주택은 2014년 3월 애초 합의한 공사 대금의 20% 수준인 4천800만원만 주고 정산을 끝냈다.

하지만 금강주택은 결국 추가 일감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끝내 하도급업체를 속인 것으로 공정위는 판단했다.

공정위는 금강주택의 행위가 악질적이라는 점을 고려해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배찬영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건설하도급과장은 "원사업자가 우월한 지위를 악용해 정당하게 받아야 할 대금을 주지 않고 다른 공사를 줄 것처럼 기망해 대금을 후려친 행위를 엄중히 제재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