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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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CJ 이미경 부회장의 경영일선 퇴진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조 전 수석의 공범인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으로서는 18가지 공소사실 중 16개에서 유죄가 인정된 셈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6일 오전 조 전 수석의 강요 미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증거들에 의하면 대통령이 피고인에게 '이미경을 물러나게 하라'고 지시한 사실, 피고인이 그런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CJ 손경식 회장에게 연락해 대통령 지시사항을 전달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며 두 사람의 공모 관계를 인정했다.

이어 "대통령이나 수석이 사기업의 인사나 경영에 개입하는 자체가 위법 행위"라며 "피고인은 대통령 지시가 위법하다는 걸 알면서도 대통령이나 수석의 지위·권한을 이용해 손경식 등에게 압박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석은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참모로서, 대통령이 잘못된 결정이나 지시를 하면 직언을 해야 할 직무상 의무가 있다"며 "대통령 지시를 따랐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피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다만 결국 이 사건의 가장 큰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다행히 결과적으로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은 선고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2013년 7월 CJ 측에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강요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조 전 수석의 재판은 심리가 일찌감치 마무리됐지만, 공범인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늦어지면서 재판부가 선고 기일을 이날로 맞췄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