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경호법 4조1항6호 거론…"필요시 국내외 요인 경호대상 규정"
법안통과 지연 국회에 "심대한 유감"…"해석논란 때 법제처에 유권해석 의뢰"


문재인 대통령은 5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경호문제와 관련해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지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4조 1항 6호에 따라 이 여사를 경호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치권 일각에서 이 여사 경호를 경찰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이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고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현행 대통령 경호법 제4조 1항 6호는 경호처장이 그밖에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국내외 요인(要人)을 경호대상으로 규정할 수 있는 점을 거론하며 "국회 법 개정 진행과 이 여사의 신변안전이 갖는 중대한 의미를 고려하면 경호처는 국회 법 개정 이뤄지기 전까지 이 조항에 따라 이 여사를 경호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해석상의 논란이 있다면 법제처에 정식으로 문의해 유권해석을 받을 것을 경호처에 지시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 여사 경호 연장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데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국회 운영위 소위원회가 지난 2월 22일 전직 대통령과 부인에 대한 청와대 경호처의 경호 기간을 추가로 5년 늘리는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음에도 국회 법사위에서 심의·의결되지 않아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데 대해 심대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현행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은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에 대해 대통령 경호처가 '퇴임 후 10년, 추가 5년' 경호를 하도록 하고 있고, 이 법에 따라 이 여사는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를 받아왔다.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경호처는 이날 법제처에 대통령 경호법 4조 1항 6호에 따라 이 여사에 대한 경호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공식 요청했다.

이에 앞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 경호처가 이 여사 경호와 관련해 4월 2일부로 경찰에 인수인계를 시작했으며 한 달 내 이관을 마치겠다는 답변을 보내왔다"고 언론에 밝혔다.

문 대통령은 관련 보도가 나오자 경호처를 상대로 경위를 파악한 뒤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김 대변인을 불러 이 같은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별도로 불러 지시를 했다"며 "이 여사 경호와 관련해 일부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 문 대통령의 뜻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밝히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는 처음부터 이 같은 입장이었으나, 경호처에서 김진태 의원에게 보낸 공문에 이 여사 경호업무를 경찰로 이관하는 것으로 돼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경호처가 대통령의 뜻을 잘못 파악했던 것 같다.

무엇인가 잘못 보내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법제처 유권해석과 관련, "법제처에서 현행법 조항에 따라 이 여사 경호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경호처가 그대로 경호를 맡으면 되고, 법제처에서 불가하다고 유권해석을 하면 법 개정 결과를 봐야 한다"며 "법 개정마저 이뤄지지 않으면 경찰로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여사 경호를 맡은 분들은 이 여사가 청와대에 있을 때부터 쭉 같이 있던 분들이라 거의 가족처럼 가깝게 지내는 사이"라며 "이 여사의 정서적·심리적 안정감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의 경우 거의 돌아가실 때까지 경호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그래서 경호 기간을 다만 5년이라도 더 늘리자는 취지에서 법 개정안을 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여사는 현 정부가 추진 중인 남북화해와 교류·협력 확대에 있어 상징성을 띤 인물로 평가된다.

6·15 공동선언을 도출한 2000년 6월 제1차 남북정상회담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방북했으며,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에는 2015년 8월 3박4일 일정으로 방북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이 여사 경호문제에 대해 각별히 지시를 내린 것은 최근의 남북관계 개선과 교류·협력 확대 움직임과도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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