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3년 만에 '3자 대결' 구도… 부산 오거돈·서병수 '리턴 매치'
6·13 지방선거를 70일 앞두고 여야의 시·도지사 후보 대진표가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전국 주요 지역 가운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울산·경남의 여야 출전 선수가 조기에 확정됐다.

서울시장 선거는 1995년 이후 23년 만에 3자 대결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3일 6·13 지방선거 17개 시·도지사 후보 가운데 부산시장 후보에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울산시장 후보에 송철호 변호사, 세종시장 후보에 이춘희 현 시장, 강원지사 후보에 최문순 현 지사, 경북지사 후보에 오중기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 5명을 단수후보로 전략공천했다. 후보 일곱 명이 경쟁 중인 광주는 4일 후보 간 단일화 결과 발표 후 최종 경선 대상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경남지사 후보에 김경수 의원을 예비후보 간 합의를 통해 단수 추대했다.
서울 23년 만에 '3자 대결' 구도… 부산 오거돈·서병수 '리턴 매치'
이번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주목받는 부산·울산·경남 라인의 광역단체장 후보를 조기에 확정해 자유한국당과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강원은 최 지사가 ‘나홀로’ 후보를 신청해 공천이 확정됐으며 나머지 지역은 현역의 본선 경쟁력, 2위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 김민기 공천심사관리위원회 간사는 “심사 총점과 공천적합도 조사 점수에서 현격히 차이가 나는 지역을 단수 후보 지역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을 비롯 경기 인천 대전 대구 전남 등 6개 지역은 3인 경선 지역으로 분류했다. 1위 후보자가 1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를 얻지 못하면 2위 후보자와 결선 투표를 한다. 후보 두 명이 경선을 벌이는 지역은 충남·충북·제주 등 세 곳이다. 민주당은 남북한 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이전까지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22일을 경선 마감 시한으로 잡고 있으며 호남에서 시작해 서울에서 경선 레이스를 마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당도 6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김문수 전 경기지사(서울시장), 이인제 전 최고위원(충남지사), 김태호 전 최고위원(경남지사)에 대한 공천을 완료할 계획이다. 세종, 광주, 전북, 전남 등 열세지역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주요 지역 공천을 매듭지은 셈이다. 한국당 소속 경남지역 의원들은 4일 김태호 전 지사를 경남지사 후보로 공식 추대하는 선언식을 할 예정이다. 서울지역 의원·당협위원장도 김문수 전 지사 지지대회를 열고 힘을 실어준다는 계획이다. 김 전 지사가 서울에 정치적 연고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 힘을 실어주기 위한 ‘퍼포먼스’ 성격이다.

충남지사 후보로 내정된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안팎의 어려운 상황이 제게 무거운 짐을 안겨줬다.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저의 정치역량을 다 바쳐 선거에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 신인의 도전이나 인재 영입 없이 당내 원로들이 나서는 ‘올드보이 공천’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도민들은) 나이가 젊은 도지사를 원하는 게 아니라 도전의식을 지닌 도지사를 원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한국당은 이달까지 세종·호남 등에도 후보를 모두 내겠다는 방침이다. 세종시장 후보로는 공무원 출신이나 장·차관급 인사를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충재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과 최민호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우섭/박종필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