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보좌관, 정당 사무처 당직자 등 정치 현장에서 ‘실무자’로 불리는 이들이 6·13 지방선거에 ‘선수’로 직접 나서고 있다. 국회와 각 정당 중앙당사에서 일하는 이들은 여러 번 선거 지원 업무를 한 경험이 있고 입법·정책 수립, 당 지도부 수행을 하며 서울 여의도 정치 세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재로 통한다.

이들이 도전장을 내민 곳은 주로 기초단체장과 광역의회 의원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 신인이 입문하기 좋은 자리”라며 “의원 보좌 직원들은 지역구 관리 업무를 맡아 입지를 닦아 뒀기 때문에 다른 경쟁자에 비해 선거 치르기가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진선미 의원실에서 일한 김종무 보좌관이 서울시의원직에 도전장을 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 의원실 소속 보좌관 한 명도 출마를 위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보좌진협의회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구청장·시장 등 기초단체장으로 7명, 광역의회 의원으로 10명 정도가 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여당에서는 높은 지지세를 바탕으로 출마를 서두르는 인사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후문이다.

자유한국당에서도 출마자들이 나오고 있다. 조훈현 의원실에서 근무한 조용석 보좌관은 경기도의원으로, 김용태 의원실의 강명구 보좌관은 서울시의원 선거에 나선다. 강 보좌관은 “10여 년 전 김 의원 보좌관으로 서울 양천을 지역과 인연을 맺었다”며 “지역에서 6만여 명이 넘는 주민을 만난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각 정당 중앙당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당료’들의 출마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정당에서 오래 일한 당료들은 당헌·당규에 따라 10~20% 정도 공천 가산점을 받기 때문에 출마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규필 전 한국당 원내행정국장은 고향에서 부산진구청장에 도전한다. 그는 “중앙당에서 예산·정책을 다뤄본 경험을 지역 발전에 쓰겠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