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제츠, 문 대통령 예방서 언급…"中은 문 대통령 관심사항 매우 중요시"
북중정상회담 상세 설명…中 "한반도 비핵화·평화정착 적극 협력"
"中, 김정은 거론한 '단계적 조치' 긍정 평가"
"中, 충칭 광복군사령부 복원 서두르라고 지방정부에 지시"


중국은 30일 중국인의 단체관광 제한을 핵심으로 하는 사실상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조기에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이날 오후 청와대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중국의 단체관광 정상화와 롯데마트의 원활한 매각절차 진행 및 선양 롯데월드 프로젝트 재개,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문제 등에 대해 "중국은 문 대통령의 관심사항을 매우 중요시한다.

관련 사항은 이른 시일 내 가시적 성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양 위원은 "대통령께서는 이를 믿어주시기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어제 정의용 안보실장이 양 위원을 만났을 때 단체관광·롯데·전기차 배터리 이 3가지가 대통령의 관심 사안이니 답을 달라고 했고, 양 위원은 이에 대한 답을 가지고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 위원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이뤄진 북중정상회담 결과를 문 대통령에게 상세히 설명했으며, 문 대통령과 양 위원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를 거두기 위한 방안에 대한 심도 있게 논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이 관건이며, 이를 위해 한중이 어떻게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여할 것인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중이 현 상황을 보는 인식에 관해 얘기를 나눴고, 중국은 문 대통령이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얘기를 듣길 원했다"면서 "문 대통령은 본인의 생각을 말했고, 양 위원은 이를 시 주석에게 상세히 보고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면담에서 양 위원은 한반도 정세 변화에 대해 "문 대통령의 노력을 높게 평가하며, 이는 문 대통령의 노력 덕"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위원은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언급한 비핵화를 위한 '단계적 조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얘기한 것은 아니며, 비핵화 문제나 미국과 대화하려는 김 위원장의 태도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언급한 단계적 조치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설명을 들었느냐'는 질문에는 "그에 관해 얘기가 오갔지만 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그는 또 '양 위원의 설명으로 김 위원장이 어떤 카드를 들고나올지 가늠할 수 있는 자리였느냐'는 질문에 "그렇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이날 면담에서 현시점에서 한중정상회담의 필요성이나 미국 일각에서 거론되는 '리비아식 해법', 6자회담 등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다자회담 제안, 중국의 대북지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관련한 언급 등은 없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한중 정상이 전화통화라도 할 필요가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양 위원은 문 대통령이 언급한 바 있는 중국 충칭 광복군 총사령부 복원 문제와 관련해 지방정부에 복원을 서두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은 오후 3시 30분부터 1시간 10분 동안 진행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