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부터)와 박순자·윤상직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부터)와 박순자·윤상직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내 공천 갈등이 커지고 있다. 공천 심사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결과에 불복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잇따라 선언하고 있다. 이들이 보수 지지층의 표를 잠식하면서 한국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내에선 홍준표 대표가 공천(公薦)이 아니라 사천(私薦)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지난 29일 창원시장 공천 결과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안 시장은 경선을 통해 후보를 정할 것을 당에 요청했지만 한국당은 30일 우선추천(전략공천) 방식으로 조진래 전 경남 정무부지사를 창원시장 후보로 확정했다. 안 시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를 믿고 따르는 수많은 당원 중 우선 5000여 명의 책임 당원과 함께 한국당을 잠시 떠날 수밖에 없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아 창원시장에 재선된다면 당으로 돌아와 공정하고 정의로운 한국당을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안 시장이 여론조사에서 앞섰다는 점도 논란을 키우는 빌미가 되고 있다. 안 시장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달 24~25일 창원에 사는 성인 718명을 대상으로 한 ‘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7%포인트)에서 30.9%의 지지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조 전 부지사는 2.3%로 5위였다. 한국당은 이에 대해 “창원은 경선이 아니라 우선추천 지역으로 정해져 있었고 공천관리위원회 심사를 통해 후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산시장 공천과 관련해선 이종혁 전 최고위원이 서병수 현 시장을 후보로 정한 데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은 한국당이 충북지사 후보를 전략공천하기로 하자 탈당해 바른미래당으로 갔다. 충남에선 이인제 전 의원을 충남지사 후보로 내세울 움직임이 보이자 지역 당원들이 반발하고, 대전지역 구청장 공천 결과를 두고도 탈락한 후보들이 평가 내역 공개를 요구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내에선 야권 단일화를 해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에서 공천 갈등으로 판세가 더욱 불리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홍 대표는 “공천이 아니라 사천을 하고 있다”는 당내 비판에 “자기를 공천하지 않는다고 사천이라고 하면서 당을 비난하고 탈당해 무소속 출마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 성공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일축했다.

서울시장과 경남지사는 후보 찾기에 애를 먹고 있다. 경남지사 출마를 준비하던 윤한홍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훌륭한 후보를 뒤에서 돕기로 결정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창원시장을 지낸 박완수 의원과 경남지사를 지낸 김태호 전 의원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아직 출마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박 의원은 언론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불출마 의사를 밝혔고, 김 전 의원은 통화에서 “아직 (출마) 고민은 하지 않고 있다”며 “당에서 연락받은 일도 없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