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29일 공동교섭단체 구성 합의문을 발표했다. 공동교섭단체는 이르면 다음달 2일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이라는 이름으로 국회에 정식 등록하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초대 대표를 맡기로 했다.

이용주 평화당·윤소하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양당은 공동교섭단체에서 한반도 평화 실현,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 노동존중사회 실현 등 8대 정책공조과제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며 6개 조항으로 된 합의안을 공개했다. 양당은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시점까지 각 당의 정체성에 따라 고유의 독자적인 활동을 하지만 국회 구성 및 운영과 관련해서는 공조하게 된다. 언제든지 공동교섭단체에서 임의로 탈퇴할 수 있다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공동교섭단체의 원내대표는 2~3개월 단위로 번갈아 맡는다. 노 원내대표가 첫 두 달 동안 여야 개헌 협상과 20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 협상 등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 기간에 상임위원장이나 상임위 간사 등의 자리는 조율될 전망이다. 이후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가 자리를 넘겨받는다.

공동교섭단체 의석수는 평화당 14석과 정의당 6석으로 원내교섭단체 기준인 20석을 간신히 맞췄다. 일부 의원들이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의원직을 반납하면 언제든 공동교섭단체 요건에 미달할 수도 있다. 그래서 양 당은 ‘교섭단체의 안정적인 유지·발전을 위해 책임 있는 노력을 한다’는 내용을 합의문에 넣었다. 또 무소속 의원의 교섭단체 합류를 지속해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주 네 번째 교섭단체가 구성을 끝내면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은 국회 개헌 협상부터 큰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으로 구성된 20대 국회 원내 세력 구도가 4당 체제로 바뀌면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범여권 의석수는 민주당 121석과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20석, 평화당으로 활동하는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3석, 이용호·손금주 의원, 정세균 국회의장, 김종훈 민중당 의원 등 총 148석으로 전체 재적의원(293석)의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