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방중 일정 중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中關村)을 방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중관춘은 2011년 5월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고민하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중했을 당시 들렀던 곳이다. 북한의 경제개발과 대외개방을 염두에 둔 김정은의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은 지난 27일 베이징 중관춘에 있는 중국과학원에서 열린 ‘중국 과학 혁신성과전’을 참관했다. 이곳에서 핵물리·우주공간·농업·에너지 등 자연과학기술 분야에서 거둔 성과들에 대한 해설을 들으며 전시물을 돌아봤다. 그는 참관을 기념해 방명록에 “위대한 인방(이웃나라)인 중국의 강대함을 알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의 현명한 영도하에 더 훌륭한 과학의 성과를 달성하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을 친필로 적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8일 공개한 중국과학원 방문 사진에는 김정은과 부인 이설주가 해양과학탐사 관련 전시 코너에서 가상현실(VR) 헤드셋으로 보이는 기기를 체험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김정은이 짧은 베이징 방문 일정 중 중관춘을 들른 것은 중국의 선진 산업현장을 둘러보면서 경제개발 및 개방 메시지를 대내외에 알리려는 의도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는 31일은 김정은이 핵과 경제 병진노선을 표방한 지 5주년이 되는 날이다. 김정은은 올초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대북 제재 속에서 경제 개발에 힘쓰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