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등의 북중 정상회담 공식 보도에 긴박한 움직임
"북중회담 긍정적" 평가하면서도 남북·북미대화 영향 예의주시
문 대통령, 순방 끝나자마자 '북중회담' 챙겨… 청와대 일각 긍정평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 사실이 28일 공식적으로 확인되자 청와대는 북중 정상 간 대화의 내용을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등 긴박하게 돌아갔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과 시 주석 간에 이뤄진 대화가 향후 있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분석하는 데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전날까지도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사실을 확인해 달라는 언론의 요구에 입을 닫은 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았던 청와대는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매체들이 이 같은 사실을 공식적으로 보도하자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조선중앙통신 등의 보도와 거의 동시에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중국 정부가 곧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발표한다고 우리 정부에 사전 통지해 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정확한 시점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발표하겠다는 것과 더불어 방중과 관련해 사전에 (중국으로부터) 사전에 통보받았다는 것까지가 팩트"라고 전했다.

베트남·아랍에미리트(UAE) 순방을 마치고 이날 오전 7시 40분께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 참모들은 여독이 채 풀리기도 전에 곧바로 청와대에 도착해 오전 9시부터 현안점검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통상 순방 직후 열리는 현안점검회의에서는 대통령이 청와대를 비운 기간의 국내 현안을 보고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김 위원장과 시 주석 간 회담과 관련한 내용이 중점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김일성 및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주력하는 것은 우리의 시종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고 중국중앙(CC)TV와 신화통신 등의 보도에도 촉각을 세웠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김 위원장의 발언을 비롯해 북중 간 대화 내용이 앞으로 있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는 분주하게 북중 간 대화에 대응하면서도 대외적으로는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만남이 남북·북미 정상회담까지 이어지는 한반도 비핵화 논의 과정에 끼칠 중대한 영향을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29일에 시 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하는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정치국 위원이 30일에 청와대를 방문해 문 대통령을 예방하는 만큼 이 자리에서 북중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29일에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림에 따라 이 회담에서 북중 정상회담과 관련한 북한 대표단의 입장을 들은 다음 우리 정부의 정확한 대응 기조가 나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청와대의 공식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위관계자는 "양제츠 정치국위원의 방한과 그에 따른 협의 내용을 보고 다시 한번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말을 아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28일) 오후에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분과장 회의와 내일(29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더 자세하게 북중 정상회담 관련 사항을 논의하지 않겠는가"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