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7일간 베트남·UAE 순방 결산…'상생'·'미래' 키워드로 전면협력
2020년까지 베트남과의 교역액 1천억弗로…'미래지향 공동선언' 채택
UAE와 '특별 동반자 관계'로 격상…군사MOU 논란 매듭 "비온 뒤 땅 굳어"
한·UAE, 원전·국방협력 '쌍끌이' 강화…석유·가스분야 250억弗 협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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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부터 5박7일간 숨가쁘게 이어진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UAE 순방은 '상생'과 '미래'를 키워드로 우리나라의 경제영토를 크게 넓힌 세일즈 외교의 성공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무한한 성장잠재력으로 경제협력의 가치가 높은 동남아와 중동지역에서 한국 기업들의 진출로가 되어줄 '안정적 교두보'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아세안의 맹주인 베트남에서는 신(新)남방정책의 닻을 올렸고, 중동의 허브인 UAE에서는 비밀 군사양해각서(MOU) 갈등을 큰 틀에서 매듭짓고 '100년 지기' 특수관계를 맺었다.

이는 크게 볼 때 문 대통령의 오랜 구상인 '한반도 신(新) 경제지도' 그리기가 본격적 수순에 돌입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전통산업과 일방의 수출·투자에 집중됐던 기존 협력의 틀을 바꿔 기술공유와 공동 시장진출을 꾀하는 '상생협력'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를 지향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포인트다.

◇ 베트남서 新남방정책 '본궤도'…2020년까지 교역액 1천억弗

첫 순방국인 베트남에서 문 대통령은 신 남방정책의 첫발을 뗐다.

'더불어 잘 사는, 사람 중심의 평화공동체' 건설을 모토로 아세안과의 전면적 협력을 꾀하는 신남방정책을 '선언단계'에서 '실행단계'로 옮긴 것이다.

특히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한국의 교역·투자·인적교류·개발협력 분야 1위국가인 베트남은 앞으로 신남방정책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과 쩐 다이 꽝 국가주석이 수교 25주년을 맞아 채택한 한·베트남 미래지향 공동선언은 '사람(People) 공동체' '상생번영(Prosperity) 공동체' '평화(Peace) 공동체'로 압축되는 신남방정책의 핵심을 잘 구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2009년 이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과 베트남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방위적으로 교류와 협력을 확대·심화한다는데 분명한 공감대를 이뤘다.

'상생협력'과 '미래지향협력'이 그 양대 키워드다.

큰 틀에서 볼 때 양국 정상이 연례 회담을 하기로 한 것이 중요한 성과다.

문 대통령은 꽝 주석에게 편리한 시기에 방한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꽝 주석은 가급적 조기에 방한하겠다고 화답했다.

양국 외교수장간 회동도 연례화하고 국방부 차원의 '공동비전선언'도 추진하기로 해 외교·안보분야에서 긴밀한 소통채널이 구축됐다.

협력의 내용 면에서는 교역과 투자를 주축으로 실질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로 한 것이 주목된다.

두 정상은 양국의 연간 교역규모를 2020년까지 1천억 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이는 정부가 2020년까지 목표하고 있는 대(對) 아세안 교역규모 2천억 달러의 절반에 해당한다.

대규모 인프라와 에너지 분야의 투자 문호도 크게 열렸다.

국영기업 민영화와 상업은행 구조조정에도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확대된 것이 주목된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양국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22일 착공한 한·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이 양국간 미래지향적 협력의 상징으로 볼 수 있다.

남북한 동시수교국인 베트남으로부터 남북·북미정상회담을 이끌어낸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외교 구상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낸 것도 의미있다.

4강(强)의 틀에 머물고 있는 한반도 외교의 저변을 동남아까지 넓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 UAE와 "100년 지기" 관계로…군사MOU 논란 매듭 "비온뒤 땅 굳어"

두번째 순방국인 UAE에서는 중동시장 진출의 가장 중요한 '길목'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원전과 국방협력을 양대 키워드로 삼아 중동의 핵심거점으로 꼽히는 UAE와 '특수관계'를 맺음으로써 협력의 폭과 깊이가 크게 확대된 것이다.

지난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주를 계기로 수립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9년 만에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특별 전략동반자관계를 맺은 국가는 인도와 인도네시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관계격상이 갖는 의미는 자못 크다.

여기에는 지난해 12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UAE 특사 파견 이후 논란을 촉발했던 비밀 군사 MOU 갈등을 정상 차원에서 매듭지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문 대통령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의 정상회담에서 "지난번에 잡음이 있었으나 두 나라 사이가 조금도 훼손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국방협력이 양국관계의 핵심이라는 점을 공동 확인했다.

특히 두 정상은 최측근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칼둔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간에 '핫라인'을 구축, 현안 발생시 정상 차원에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외교·안보 대화채널로서 2+2(외교·국방) 차관급 협의체를 신설한 것은 예민한 안보현안을 논의하기 위� 제도적 논의의 틀을 갖췄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앞으로 비밀 군사협력 MOU의 수정·보완문제도 여기서 심층 논의될 전망이다.

이로써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체결된 비밀 군사MOU 논란이 일단락되고 양국관계가 근원적으로 복원되는 성과로 이어지게 됐다.

청와대는 순방성과를 설명하면서 "국방협력 논란이 오히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여기에는 두 정상의 각별한 우의와 신뢰가 큰 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5월 취임직후 중동국가 중에서 처음으로 모하메드 왕세제와 통화한 문 대통령은 사람과 공감을 중시하는 '신뢰외교' 또는 '진심외교'의 기조 위에서 정상간 상호교감을 하는데 힘을 쏟았고, 이는 모하메드 왕세제의 '마음'을 얻는데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UAE 측은 한국을 '100년 지기'로 인식하고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했다.

모하메드 왕세제가 한국을 "10년, 20년이 아닌 100년, 200년을 함께 할 나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생'을 표방하는 양국간 실질협력의 외연도 크게 넓어졌다.

당장 UAE는 문 대통령의 공식 방문을 계기로 석유·가스분야에서 250억 달러(약 26조원) 규모의 신규 협력사업을 추진할 것을 한국에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SK는 UAE 후자이라 지역 석유 저장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삼성이 정유시설 개발사업에 3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앞으로 협력이 확대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핵심적 협력분야로 꼽히는 원전분야에서 양국은 '윈-윈'의 성과를 냈다.

UAE는 바라카 원전 1호기 건설과정에서 보여준 한국의 기술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사우디 아라비아 원전을 수주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우리 측의 기술이전을 통해 UAE가 자체 개발역량과 수출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순방에서 주목할 또다른 대목은 기존 에너지와 인프라, 국방, 방산, 보건의료 외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는 '미래지향적 실질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이다.

과학기술과 우주, 특허, 중소기업, 농식품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의 스펙트럼이 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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