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4월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풍계리 핵실험장 굴착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관측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달 중순부터 갱도 굴착작업이 지연되고 있고, 관련 인력도 크게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 2일과 17일 상업용 위성으로 촬영한 풍계리 모습을 증거로 제시했다.

38노스는 “북한은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 이후 서쪽 갱도에서 굴착작업을 했다”며 “3월 초 사진에선 여기에 동원된 대규모 인원과 상당한 양의 새로운 퇴적물들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또 “하지만 지난 3월17일 찍힌 사진에선 갱도 굴착작업 흔적이나 인력, 차량 등이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 대해선 “이 기간 남북 고위급 접촉이 진행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만남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회담을 개최하려는 노력에 비춰볼 때 (풍계리 핵실험 중단은) 중요한 진척”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다만 이것이 단지 일시적인 진척에 그칠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현 정세 흐름에 배치되는 위험한 움직임’이란 제목의 개인 필명 논평에서 우리 군의 F-35A 스텔스전투기 40대 도입 및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타우러스 추가 도입 계획, 새로운 작전계획 수립 등을 거론하며 “대북 군사적 대결 책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신문은 “곡절 많은 북남관계사는 속에 품은 칼을 버리지 않고서는 진정한 화해와 단합을 도모해나갈 수 없고, 설사 그 어떤 합의가 이뤄져도 하루아침에 백지장이 되고 만다는 심각한 교훈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한 입장 표명은 없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