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6·13 지방선거] 경기지사 도전장 낸 양기대 "돈벌어 지속가능한 양기대식 복지 보여줄 것"
양기대 전 광명시장(사진)을 21일 만난 곳은 그의 ‘홈그라운드’인 광명이 아닌 수원이었다. 그는 광명시장 직을 내려놓고 6·13 지방선거 경기지사에 도전장을 내면서 도청 소재지인 수원에 새로 선거캠프 사무실을 차렸다. 그의 하루는 성남·수원 등 인구밀집지역에서 여러 직능단체들을 만나는 일정으로 빽빽히 채워져 있었다.

양 전 시장은 더불어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지만 지지율에서는 뒤쳐져 있다. 경기일보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경기도 거주 성인남녀 811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내 후보적합도 항목에서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53.1%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전해철 의원 15.8%, 양 전 시장 3.4%를 각각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양 전 시장에 대해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지적과 함께 “차기 총선을 노린 인지도 제고용 출마 아니냐”는 분석이 꼬리를 물었다. 그는 “다른 정치적 행동은 일체 없이 광명시장 8년동안 오롯이 일만 했다. 그게 단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인지도 부족은 저의 진가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아래는 양 시장과의 일문일답.

▶이재명 전 성남시장, 전해철 의원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전 시장이 인지도에서, 전 의원이 조직력에서 강점이 있다면 저는 능력과 도덕성 면에서 자신이 있습니다. 본격적인 경선체제에 접어들면 저의 행정능력이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누가 깨끗하고 유능한지 판가름하는 과정에서 저의 강점이 부각될 거라 생각합니다.”

▶재선 광명시장을 했고 무난한 3선 연임의 길이 있는데 포기하고 경기지사 도전장을 낸 이유는 무엇입니까.

“광명을에서 전재희 전 장관과 겨뤄 이미 두 차례 총선 낙선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안정적이고 승리가 보장된 승부만 하는 것은 제 체질이 아닙니다. 불리한 여건 속에서 늘 도전하는 것이 저의 삶이었습니다. 지난해부터 경기지사 출마를 마음에 두고 있었습니다.”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으로 인해 성폭력 의혹이 있는 민주당 주자들이 곤혹을 치르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은 도덕적 흠결도 정부 신뢰에 큰 타격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투 운동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도덕성 검증을 강화하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 역량과 도덕적 흠결 적은 사람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을 수 밖에 없겠죠. 민주당 지도부가 최근 내린 결정(정봉주 전 의원 복당 거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제명처분 등)은 당사자들은 억울하겠지만 국민 눈높이를 생각하면 옳았습니다. 앞으로도 당이 더 엄격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유한국당보다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성추문으로 더 곤혹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국당은 유권자들이 보는 도덕적 기대감이 높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당 일부 인사들의 그릇된 행동이 공개됐지만 자정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지요. 반면 새 정권인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는 기대치가 상당히 높습니다. 그래서 여권은 자정하고 전화위복을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경기지사 예비후보자로서 강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광명동굴과 광명역세권 개발 등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습니다. 허허벌판이었던 KTX 광명역이 이제는 코스트코, 롯데아울렛, 이케아, 중앙대병원(유치확정) 등이 들어선 역세권으로 개발됐습니다. 광명동굴은 개인 사유지였던 폐광을 43억원에 구입해 개발한 것입니다. 당시에 다들 미쳤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가치는 1500억원 이상입니다. 현재까지 200억원 이상 벌어들이고 500명 이상을 고용하는 성과를 이뤘습니다. 이 돈(세외수입)으로 부채를 전액 값고 광명시 관내 중·고교생 교복도 무상으로 다 지급했습니다. 이게 바로 돈을 벌어 복지를 하는 ‘지속가능한 복지’입니다. 제가 경기지사가 되면 성남시의 청년배당 등 기존 재원을 소모하는 방식인 ‘이재명식 복지’ 와는 다른 ‘양기대식 복지’를 보여주겠습니다.”

▶광명시장 당시 추진했던 정책 가운데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 가능한 것들은 무엇인가요.

“아파트 단지 내 유휴공간을 이용해 초등학교 방과 후부터 저녁 9시까지 아이들을 돌보는 ‘아이안심돌봄터’가 주민 반응이 좋았습니다. 초등학생들은 하교를 일찍 하기 때문에 맞벌이 부부가 아이들 기르기가 쉽지 않은데 저희가 전직 보육교사 등을 채용해 두 군데 시범운용 해봤습니다. 재원 소요가 크지 않지만 효과가 큰 정책이어서 반드시 추진하고 싶습니다.”

▶차기 경기지사가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는 무엇인가요.

“저는 일관되게 경기북도청(한강을 기준으로 북쪽에 광역자치단체를 새로 설립)를 만들어 분도(分道)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수도권 규제와 군사보호구역 설정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경기 북부지역이 적극적인 행정으로 규제를 타파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남경필 현 지사의 서울·경기·인천을 하나로 묶는 ‘광역서울도’ 구상을 반대한 것입니다.”

수원=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