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서울시장 후보 ‘구인난’이 길어지고 있다. 홍준표 대표가 영입을 추진하던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잠재 후보로 거론되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20일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당내에선 홍 대표가 직접 출마해야 한다는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전체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오 전 시장은 우리당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우지 않겠다는 것이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언론을 통해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밝혀왔고 그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당초 홍정욱 전 의원(헤럴드 회장)을 유력 후보로 검토했지만, 홍 전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밝혀 불발됐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거론되지만 본인 의지는 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이 지역구인 현역 국회의원 중에서도 출마 의사를 보이는 사람은 없다. 후보로 거론되던 인사들이 연이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에선 홍 전 의원 영입을 다시 시도해야 한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홍 대표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은 21일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개헌과 지방선거 전략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일부 중진 의원은 이 자리에서 홍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외부 인사 영입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당 관계자는 “복수의 서울시장 후보군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도 ‘인물난’이라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 면면을 보면 깜냥도 안 되는 사람들이 나와서 설치는데 인물 풍년이냐”며 “우리는 인물 기근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어중이떠중이들 모아서 내 본들 국민은 감흥이 없다”며 “우리는 핵심적인 인물 한두 사람만 있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부산 인천 울산 대전 경기 강원 충북 제주 등 8곳의 후보를 확정했다. 서울 외에 광주 세종 충남 전북 전남 경남은 후보를 정하지 못했고, 대구와 경북은 경선을 치른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