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가운데 4명(40.6%)이 우리나라를 ‘행복한 국가’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47.4%는 ‘보통 수준’이라고 답했으며 12.0%는 ‘행복하지 않은 국가’라고 답했다.
국민 10명 중 4명만 "우리나라는 행복한 국가"
정세균 국회의장실이 ‘세계 행복의 날(20일)’을 맞아 19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다. 이번 조사는 국회의장실과 한국경제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2017년 12월18일~2018년 1월17일 성인남녀 1245명을 대상으로 1 대 1 방식의 사회가치관 면접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8%포인트)를 통해 이뤄졌다.

‘행복한 국가’라는 인식에서 남성(38.3%)과 여성(43.0%) 간 큰 차이가 없었지만 연령별로는 20대 청년층에서 행복한 국가라고 답한 비중이 가장 낮았다. 20대 이하에선 행복한 국가라는 응답이 33.7%에 그쳤으며 30대도 39.5%에 머물렀다. 40대가 44.2%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42.5%), 50대(41.6%) 순이었다.

청년 체감실업률이 22.7%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청년 실업이 ‘행복한 국가’라고 생각하는 응답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20~30대가 우리나라를 ‘헬조선(지옥 같은 한국 사회)’이라고 부르는 요즘 분위기와 일맥상통한다.

‘당신은 행복합니까’라는 개인 행복 조사에서는 전체의 66.3%가 ‘행복한 편’이라고 응답했다. 27.8%는 ‘보통’, 5.9%는 ‘행복하지 않은 편’이라고 답했다. 이 역시 20대 이하 청년층과 저소득층, 중졸 이하의 행복도가 낮았다. 20대 이하에서 행복한 편이라는 응답은 60.6%에 그쳤다.

소득수준별에서도 월 가구 소득 200만원 미만(55.2%)과 200만원대(56.4%)의 행복한 편이라는 응답이 가장 낮았다. 교육수준별에서는 중졸 이하가 57.9%였으며 고졸은 61.9%, 대졸 이상은 72.4%로 높아졌다.

혼인 여부에서는 기혼이 69.3%로 미혼(60.6%)보다 높아 가정을 꾸린 사람의 행복 수준이 높았다. 가족 구성원 수에서는 1명이 51.7%로 가장 낮은 반면 3명이 69.7%로 가장 높았다.

직업별로는 고용주가 행복한 편이란 응답 비중이 84.7%로 가장 많았으며 정규직은 71.6%, 비정규직은 60.5%였다. 국내 내수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자영업자는 56.5%로 가장 낮았다.

‘매우 행복, 행복한 편, 불행, 매우 불행’ 등 4개 항목으로 조사한 개인 행복도에서 ‘매우 행복’ 응답은 4%에 그쳤다. 직전 조사인 2010년 세계 가치관 조사 때인 15%보다 크게 떨어졌다.

정 의장은 지난해 6월 행복한 국가를 위한 정책 자문기구인 ‘한국형 행복국가 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켰다. 20일 나오는 첫 번째 보고서인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하여’는 행복 국가 건설을 위해 경제와 노동, 교육, 복지 등에 9가지 개혁 방향을 제시한다. 자문위원장인 윤성식 고려대 교수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개인과 공동체, 기업과 사회, 국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각자 관심과 노력, 배려와 합의, 사회적 동참 없이는 이뤄낼 수 없는, 그래서 국민 행복은 공동구매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