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형적인 꼼수", 靑 "6월 개헌안 발의 로드맵, 매우 우려"
"국회 협의틀 가동 시 대통령 개헌안 발의 일주일 연기 가능성도"
당청 "국회의 총리 선출, 의원내각제에 가까운 이원집정부제 하자는 것"


당청은 16일 6월 국회에서 여야 간 개헌합의를 하자는 자유한국당의 제안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늦어도 4월 말까지 국회 합의 개헌안이 나와야 하는 상황에서 6월 합의 제안은 '6·1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무책임한 처사라는 게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의 입장이다.
당청, '6월 개헌합의' 한국당 제안 비판… "6월선거-개헌 동시에"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개헌안 당론도 정하지 않고 10월 개헌을 주장했던 한국당이 이제는 6월 개헌 발의를 들고 나왔다"며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의 개헌 발의를 막기 위한 전형적인 꼼수다.

한국당은 개헌안 당론부터 확정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헌정특위) 민주당 간사인 이인영 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6월 지방선거 때 동시 개헌 투표를 하는 것은 국민과 한 약속이자 최선의 방책"이라며 "권력구조 분산 등 개헌과 관련 쟁점들이 다 나와 있어 논의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아니므로 투표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룰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은 지방선거 동시 개헌 투표를 반대하고 있고, 김성태 원내대표는 6월 개헌안 발의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실제 처리하는 것은 3개월쯤 뒤가 아니냐"면서 "결국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못 한다는 것이어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당청, '6월 개헌합의' 한국당 제안 비판… "6월선거-개헌 동시에"
한국당이 제시한 '분권형 대통령제-책임총리' 방안에도 당·청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당이 이날 구체적인 총리 선출 방식까지는 언급하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한국당이 주장한 내용에 비춰볼 때 국회에서 총리를 '추천'하는 방안보다는 '선출'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원내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총리 선출은 기본적으로 현행 방식을 유지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며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는 방식이 꼭 총리 선출 방법에만 한정된 것이라 아니라 예산, 인사, 감사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한국당의 책임총리제가 '이원 분권형'으로 포장을 했으나, 사실상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를 하자는 얘기라는 분석도 나왔다.

당의 한 관계자는 "국회에서 선출한 총리에게 조각권을 주자는 것은 이원 분권형으로 아무리 치장해도 내각제를 하자는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일부 권한이 남아있다고 해도 내각제에 가까운 이원정부제가 될 것이다.

내각제에 대한 국민의 선호도는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대통령이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 하나도 어려운데 국회가 선출·추천하는 총리 후보를 대통령이 거부할 수 없다"며 "결국 국회가 총리 임명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으로, 이원집정부제나 의원내각제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여권 일각에선 오는 21일로 예상되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부 개헌안 발의가 지지부진한 국회의 개헌 논의에 돌파구를 마련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흘러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면 개헌 논의가 끝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고 오히려 그게 국회 개헌 논의를 더 촉진하는 긍정적 작용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21일 전에 국회의 개헌 협의틀 마련 등의 진척이 생기면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시점이 조금 늦춰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야 간 협의틀이 가동되면 국회 차원의 논의 시간을 더 주자는 차원에서 대통령 개헌안 발의가 21일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그러나 지연 발의가 일주일은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