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75건·여가위 18건·환노위 17건 등 11개 상임위에 계류
박홍근 "3월 '미투 국회'…전체 상임위 즉각 가동해 신속 심사해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확산과 함께 성폭력 방지 및 피해 지원을 위한 법제 보완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국회에 제출된 이른바 '미투 법안'이 14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야가 공히 '미투 응원'을 외치면서도 정작 상임위원회의 법안심사에는 적극적이지 않아 관련 법안에 먼지가 쌓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대 국회가 개원한 2016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회에 제출된 성폭력 처벌 및 피해 지원에 관련된 법안은 총 139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내용별로 보면 여성 폭력에 대한 국가 책임을 규율한 포괄적 기본법과 함께 가해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39건),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등 불이익을 방지하는 법안(38건), 데이트 폭력과 스토킹 및 지속적 괴롭힘을 방지하는 법안(20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국회 제출 '미투 법안' 139건… 상임위 심사 지연에 먼지만 쌓여
우선, 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발의한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정안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방지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책임이 국가에 있음을 명확히 하며, 여성 폭력 방지정책의 체계적인 구축과 일관된 통계조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 남인순 의원과 자유한국당 이만희 의원이 각각 발의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은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 범죄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 등은 사실적시에 관한 명예훼손죄의 처벌 규정을 삭제해 피해자가 '미투' 고백 이후 피소되는 상황을 방지하는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와 함께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사업주의 대응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의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 2건도 제출돼 있다.

이는 정부와 한국당 박인숙 의원이 각각 발의한 것이다.

11개 관련 상임위의 법안 계류 현황을 보면 법제사법위원회가 7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여성가족위원회(18건), 환경노동위원회(17건)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미투 법안이 산적해 있지만, 여야가 개헌과 GM 사태 국정조사 등 쟁점 현안을 둘러싸고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라 법안심사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가장 많은 법안이 밀려있는 법사위는 소위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3월 국회는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미투 운동을 법적으로 적극 뒷받침하는 '미투 국회'가 돼야 한다"면서 "전체 상임위를 즉각 가동해 신속한 법안심사를 진행하자는 제안을 야당께 재차 간곡히 드린다"라고 말했다.
국회 제출 '미투 법안' 139건… 상임위 심사 지연에 먼지만 쌓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