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최고위 열고 '불륜·특혜공천 의혹' 박수현 문제 논의
지도부, 후보자격 박탈 불가피 기류…'자진 사퇴' 재권고한 듯


더불어민주당은 14일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고 불륜 및 여성당직자 특혜공천 의혹이 제기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충남지사 선거 예비 후보 자격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애초 민주당은 이 회의에서 당 지도부의 자진 사퇴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박 전 대변인의 예비 후보 자격을 박탈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2시간여 회의를 마치고 나온 참석자들은 회의 내용에 대해 말을 아꼈다.

윤관석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 9층 대표실에서 진행된 비공개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소명을 충분히 들었다"고 말했다.

안규백 최고위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충분히 소명을 듣고 회의가 끝났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박 전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최고위에 충분히 소명했고 최고위는 상세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박 전 대변인은 이날 오전 10시께 당사에서 시작된 최고위에 참석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이날 최고위 이후에도 박 전 대변인의 예비 후보 자격문제에 명확히 입장을 내지 않은 것은 박 전 대변인이 자진해서 사퇴할 시간을 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는 '안희정 쇼크'에 이어 박 전 대변인 등의 논란이 계속될 경우 충남은 물론 전체 지방선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나아가 민주당은 박 전 대변인이 이번에도 거취 문제를 결단하지 않을 경우 당 차원에서 후보 자격을 박탈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메시지도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겠지만, 이 상황을 오래 끌고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변인은 이르면 이날 중으로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지난 5일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에서 박 전 대변인에 대해 예비 후보자로 적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이후 불륜 의혹 등이 제기돼 민주당은 지난 12일 예비후보 자격문제에 대해 추가 심사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민주당은 대신 같은 날 최고위 논의를 통해 박 전 대변인에 후보직을 자진 사퇴할 것을 권고했으나, 박 전 대변인은 자신의 의혹에 대해 "보복성 정치공작"이라고 반발하면서 선거 운동을 재개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