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文정권, 검찰 포토라인에 MB 세우려는 치졸한 꿈 이뤄"
이동관 "MB, 삶 성찰하는 계기 된 것 같다고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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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MB)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는 14일 오전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사저에는 옛 '친이'(친이명박)계 정치인들이 이른 아침부터 속속 집결했다.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이 오전 7시 30분께 가장 먼저 이 전 대통령 사저에 들어갔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문재인 정권은 이 전 대통령을 검찰 포토라인에 세우기 위해서 쉼 없이 달려왔다"며 "문재인 정권은 오늘 그 치졸한 꿈을 이뤘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 자리에서 정치보복 또는 적폐청산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

정치보복을 이야기한들 바위에 계란 치기라고 생각한다"며 "이 같은 정치적인 비극이 더이상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사저에는 김 의원 이외에도 주호영·권성동 의원 등 일부 현역 의원과 친이계의 좌장으로 불렸던 이재오 전 의원, 안경률·조해진·최병국 전 의원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또 류우익·임태희·정정길·하금열 전 비서실장과 김두우·김효재·이동관 전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참모진도 이 전 대통령 사저에 모였다.

이들은 짧게는 30여 분, 길게는 2시간 가까이 이 전 대통령과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고, 9시 14분께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청사로 향한 뒤에야 자택을 나섰다.

이동관 전 홍보수석은 기자들에게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임하는 입장에 대해서 (측근들에게) 담담한 심경으로 말씀하셨고, 최근 여태까지 살아온 삶에 대해서 한번 성찰을 하게 됐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밝혔다.

이 전 수석은 또 "(이 전 대통령이) 돈도 받지 않으려 노력했고 선거 과정에서도 가능하면 부정한 돈을 쓰지 않으려 했는데 어쨌거나 결과적으로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성찰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김효재 전 정무수석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가 잘할 테니 용기를 잃지 말고 잘 대처하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으로 차를 마시며 측근들에게 "다들 고생한다.

(본인 때문에) 여러분들이 피해를 받아서 마음이 안됐다"고 말했다고 사저를 찾은 인사들이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검찰 수사와 관련해 "담담하게 하고 오겠다"고도 언급했다.

이 전 대통령이 검찰청까지 가는 길에는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동행했다.

이날 논현동 사저 주변에는 이 전 대통령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구속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든 소수의 1인 시위자들만 눈에 띄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