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정부 개헌안 윤곽, 국회도 개헌안 마련 서둘러야"
한국당의 '관제개헌' 공세 돌파 고심…평화·정의당 설득도 숙제


더불어민주당은 13일 '6·13 지방선거'와 개헌국민투표 동시 실시 관철을 위해 국회 내 개헌 논의 속도전을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정부 개헌안 발의 카드를 고리 삼아 야당에 대한 압박의 고삐를 한층 죄었다.

국민헌법자문특위가 이날 정부 개헌 자문안 초안을 문 대통령에게 공식 보고한 만큼 국회가 이른 시일 내에 개헌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결국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는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민주, 국회 개헌안 속도전 강조… '대통령 발의카드'로 야당 압박
다만 개헌 저지선(국회의원 3분의 1·현재 293석 기준 98석)을 확보한 자유한국당(116석)이 대통령 개헌안 발의에 대해 '관제개헌'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라 묘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는 분위기는 여전했다.

더욱이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다른 야당들도 정부의 개헌안 발의 계획을 비판하면서 국회 주도의 개헌안 마련을 강조하고 있어 민주당의 고민은 더욱 깊다.

민주당은 일단 국회 자체의 개헌 합의안 도출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 개헌안의 윤곽이 드러난 이상 국회도 촌각을 아껴 자체 개헌안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내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에서 마지막까지 개헌 논의를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청와대도 국회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지만 끝내 국회 합의가 무산되면 대통령도 개헌안 발의 권한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또 한국당이 '6월 지방선거 후 10월 개헌 국민투표'를 주장하며 사실상 고의적인 지연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우 원내대표는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랬다고 정부가 불가피하게 (개헌안 발의에) 나서게 된 이유는 한국당의 발목잡기 때문"이라며 "개헌에 대한 당론을 내놓지도 않고 이제 정부 개헌안의 내용까지 일방적으로 딴죽을 걸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카드가 지지부진한 국회 개헌 논의에 돌파구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한국당의 '시간 끌기' 전략에 끌려가지 않고 집권여당 주도의 개헌 논의에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국면을 전환하는 데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민주, 국회 개헌안 속도전 강조… '대통령 발의카드'로 야당 압박
다만 문 대통령이 실제로 개헌안을 발의하면 한국당의 '관제개헌' 공세가 한층 거세지면서 판이 더 꼬일 수도 있다는 점은 민주당으로선 현실적 고민거리다.

실제 내용 면에서도 정부 개헌안에 한국당이 강력히 반대하는 대통령 4년 연임제 등이 담길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 한국당의 거센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더욱이 '우군'으로 만들어야 할 평화당과 정의당마저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들은 한국당을 설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 개헌안이 섣불리 나올 경우 국회에서 부결될 것이 뻔해 국민투표에 부의조차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야당에 '6월 투표 합의 시 대통령 개헌안 미발의'라는 당근책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청와대 역시 비슷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기 전까지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공시 실시 약속이 여야 간에 확실히 합의된다면 대통령이 발의하지 않거나 권고안을 제시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원내 관계자는 "6월 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 약속에 대한 국회의 합의 여부가 대통령 개헌안 발의의 변수가 될 것"이라며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가 이뤄진 이후에도 국회에서 개헌 합의안이 만들어지면 대통령 개헌안이 철회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