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부 대북협상 능력 공백 상태…외부 인사 특사 기용설도

미국과 북한 간 비핵화 협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공교롭게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북 전문가들이 동시에 대거 자리를 비워 북한과 마주할 협상 진 구성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시사지 애틀랜틱은 7일 북핵이 트럼프 행정부 최대 대외 현안 가운데 하나로 부상한 지 오래지만 정작 협상이 가시화하면서 이를 다룰 전문가들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함께 대북 문제를 다룰 외부 전문가를 특사로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현재 주한 미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계속 공석 상태이며 북핵 문제를 전담해온 조셉 윤 대북특별대표도 최근 현직에서 은퇴했다.

국무부 동아시아 지역을 맡은 관리들은 직업 외교관으로 특정 사안 전문가는 아니다.

따라서 만약 북한과의 협상이 시작된다면 누가 협상에 나서게 될지 확실치가 않다.
대북협상은 누가? … 인물난 속 후커 NSC 보좌관 등 거론
국무부는 행정부 내에 한반도 전문가가 많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실제 북한과 접촉해 본 전문가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미정부 내에서 거론되는 한반도 전문가는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과 마크 내퍼 주한 대사대리, 마크 램버트 국무부 한국과장 등 정도이다.

그러나 만약 대북협상이 시작될 경우 이를 전담할 협상 진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정기적으로 북한 관리들과 접촉해온 조셉 윤 특별대표가 은퇴하면서 행정부 내에 대북 접촉 경험자가 절대 부족한 상황이다.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한 바 있는 뉴아메리카재단의 한반도 전문가 수전 디마지오는 '미국이 북한과 주요 외교노력을 수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디마지오는 현재 행정부 내 북한과 접촉 경험이 있는 유일한 고위급 관리는 한 사람뿐이라며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을 거론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후커 보좌관은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미정부 대표인 이방카 트럼프를 수행해 참석했다.

후커의 업무 성격상 폐막식에 참석한 북한 고위 대표단과의 접촉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실제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7일 지난 10여 년간 북한과 직접 대면 협상할 수 있는 미국의 능력이 쇠퇴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 매체보도의 분석과 정보보고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비확산이나 인도적 분야를 포함해 협상 수행에 절대적으로 필수적인 북한 측과의 대면 접촉 경험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위트는 미정부가 우선 조셉 윤 대표의 빈자리를 메울 대북 대표를 임명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 대표가 보다 고위급 협상에 앞서 북한과의 정기적 협상을 수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트는 대북협상에 틸러슨 장관이 간여할 수도 있으나 일상적인 협상은 하위 관리가 전담하면서 필요한 경우 고위관리들이 참여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한 김정은 제의 내용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며 미정부는 한국측으로부터 김정은 제의 내용을 직접 들을 예정이다.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애틀랜틱에 지난 27년간 북한과 협상을 벌여왔으나 북한이 매번 합의를 깨트렸음을 지적하면서 "우리는 열린 마음으로 임할 것이나 북한이 그동안 우리의 회의를 부추긴 만큼 낙관 속에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