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 나누는 여야 대표와 청와대 참모진 /사진=연합뉴스
얘기 나누는 여야 대표와 청와대 참모진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여야 5당 대표와 청와대 회동에서 “국회가 필요한 시기까지 개헌안을 발의하지 않으면 정부가 발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개헌은 일종의 블랙홀과 같은 것이어서 얼른 마무리 짓고 다른 국정에 전념해야 하는데 이번 지방선거를 놓치면 개헌 모멘텀을 만들기 쉽지 않다. 국회가 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국회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다른 대선 후보도 6·13 지방선거 때 개헌하기로 하지 않았느냐”며 “국회가 안 하면 어떻게 할 거냐. 그래서 정부가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안보가 회동 주제인 만큼 주제에서 벗어난 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홍 대표가 주제에서 벗어난 얘기를 더 한다면 회담을 종료하고 싶다고 해서 회담이 종료됐다”고 전했다.

회동 참석자들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대한 얘기도 주고받았다. 홍 대표는 문 대통령을 기다리면서 진행된 환담에서 “안희정이 그렇게 되냐. 무섭다”며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사건 딱 터지니까 첫 반응이 임종석이 기획했다고 하던데”라며 음모론을 꺼냈다. 이에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홍 대표가 또 “미투 운동에 무사한 거 보니까 참 다행”이라고 하자 임 실장은 “홍 대표님도 무사한 거 보니 다행”이라고 받았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도착해 홍 대표와 악수를 하면서 미투 관련 대화는 이어졌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이 대표에게 “홍 대표가 그렇게 반갑냐”고 하자 홍 대표는 “요즘 나는 밖에 나가면 여성들하고 악수를 잘 안 한다”며 “혹시 악수 잘못하면 미투 운동으로 덮어씌울까 싶어서”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대한민국 남성 중에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며 “한번 기강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나는 1월25일부터 제일 먼저 당당하게 말했다”고 답했다.

추 대표는 “(유 대표) 사모님이 제 경북여고 친구”라며 “유 대표는 빼드릴게”라고 농담을 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어쨌든 요즘 발뻗고 자는 사람들은 여성”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