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지지 검은옷 차림으로 회의 참석…단호한 대응 원칙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여비서 성폭행 의혹이 터진 이후 사흘 내리 고개를 숙였다.
사흘 연속 고개 숙인 추미애, '안희정 사태' 신속히 수습
지난 5일 밤 사건이 터지자마자 곧바로 심야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한 뒤 결과 브리핑을 통해 대국민 사과 입장을 발표한 데 이어 다음날인 6일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재차 사과했다.

7일에는 '안희정 사태' 이후 처음으로 열린 당 공식 회의에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대한 지지를 상징하는 검정 정장 차림으로 참석해 "유구무언"이라며 다시 한 번 사죄했다.

당 안팎에선 '6·13 지방선거'를 100일도 남겨놓지 않고 최악의 성추문에 휘말린 민주당이 그나마 조속히 사태 수습에 나설 수 있었던 데에는 추 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관계자는 "당이 초기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추 대표의 공이 크다"며 "여성 대표로서 단호하게 대응했던 측면이 확실히 있고, 대표가 여성이라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도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추 대표는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보도되자마자 곧바로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무관용 원칙'을 세웠고, 특히 다음날 예정된 공식 회의를 비롯한 모든 대외 일정의 자제를 직접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젠더폭력대책 테스크포스'(TF)를 당 차원의 특위로 승격시키는 것이나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인 윤리심판원·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 연석회의도 추 대표의 '작품'이다.

그가 전날 두 딸의 어머니 심정을 담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추 대표는 이 글에서 "밤늦게 귀가해 근심스런 눈으로 저를 대하는 두 딸 보기가 부끄러웠다"면서 "'우리가 살아야 하는 세상은 아직도 이래?', 세상이 무섭고 끔찍하다는데 엄마로서도 공당의 대표로서도 할 말이 없었다.

민주당 대표로서 엄마 된 심정으로 단단한 각오를 갖고 그릇된 성문화를 바꿔 내겠다"고 밝혔다.

당의 다른 관계자는 "미투 문제에 있어서는 지방선거를 비롯해 정무적 판단을 일체 배제한다는 것이 추 대표의 일관된 방침"이라며 "비단 민주당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누적된 적폐가 터져 나오는 것인 만큼 모든 문제에 대해 엄정 대응한다는 원칙이 무엇보다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