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지목 남성은 캠프 자원봉사자…지금은 서울시 조직에 없어
서울시, '2014년 캠프 성추행' 외부인사로 진상규명위 꾸려 조사
서울시가 최근 불거진 '2014년 지방선거 캠프 내 성추행' 논란에 대해 외부 인사들로 이뤄진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리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2일 "우리가 직접 조사해 결과를 발표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진상규명조사위원회를 설치해 사건 발생부터 시작해 사후 처리 과정에 대한 모든 것을 살펴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회는 여성 문제 관련 변호사와 성폭력·성희롱 전문가 등 외부인 3명으로 구성하는 안이 논의 중이다.

시는 이를 위해 민변이나 성폭력 상담소로부터 적절한 인물을 조만간 추천받을 방침이다.

위원회는 서울시와는 별도의 조직으로, 시는 단지 옵서버로 '젠더자문관'을 참여시킬 계획이다.

위원회는 약 2주간 활동하며 이 문제에 관련해 조사를 벌인 뒤 그 결과를 백서나 다른 형태로 공개한다.

이 관계자는 "시는 위원회 구성까지만 관여하고 구성 후에는 모든 것을 진상규명위원회에 맡길 것"이라며 "성추행 문제가 밝혀지거나 법적 처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국가인권위원회 등 국가 기관에 정보를 제공하고 위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법적 처리를 받지 않는 범위에서 이뤄진 일이라 하더라도 재발 방지를 위한 다양한 조치 방안을 찾겠다"며 이번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모든 선거 캠프 구성원과 자원봉사자에게 성희롱·성추행 예방교육을 하는 것을 한 가지 예로 들었다.

앞서 여성 작가 A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자신의 SNS에 "2014년 나 포함 다른 여성이 박원순 캠프 총괄활동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다음 성추행은 없도록 지시하겠다고 박 시장이 변호사를 통해 전달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도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고 주장해 파문이 인 바 있다.

A씨가 가해자로 지목한 '총괄활동가'는 2014년 지방선거 당시 강남 선거연락사무소 자원봉사자 가운데 한 명으로, 현재 서울시 소속 공무원이나 박원순 시장의 측근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은 2014년 선거가 끝난 뒤 강남선거사무소 내에서 진행된 자체 활동평가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되자 공개 사과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A씨의 폭로로 문제가 불거진 뒤 사건의 결과를 예단하거나 2차 피해를 막고자 의도적으로 가해자 측과는 연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피해자 A씨와도 직접 만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