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한민국 경찰이 北 보위부 직원이냐"…경찰과 몸싸움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25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을 막기 위한 '육탄 저지'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평창으로 이동하는 경로인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남단을 전날부터 틀어막았고, 이에 경찰이 한국당 인사들을 에워싸면서 일부 당직자들과의 충돌도 곳곳에서 빚어졌다.

김성태 원내대표와 당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무성 의원 등은 전날 오후부터 통일대교 남단 도로에서 연좌 농성에 돌입해 이날 오전까지 밤새 농성을 펼쳤다.
"김영철 방한 저지"…한국당, 통일대교서 경찰과 정면대치
이날 오전 기준으로 의원과 당직자, 한국당 지지자들까지 농성 규모는 약 100명 수준까지 불어났다.

이날 농성에는 홍준표 대표도 참석했고, 주요 당직자와 이주영·정갑윤·정진석·나경원 등 당 중진 의원들까지 가세했다.

통일대교에서 밤샘 농성을 펼친 일부 의원은 추위를 이기고자 털모자 등 방한용품으로 무장한 채 애국가를 부르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방한 철회하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치고 확성기를 튼 채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을 막아내자", "애국 경찰들은 즉각 철수하라" 등 거센 구호를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경찰이 의원들을 에워싸면서 충돌도 빚었다.

통일대교는 한국당 의원 및 당원들이 타고 온 차량과 경찰버스 등으로 뒤엉키면서 도로가 꽉 막혔고, 일부 당원과 당직자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오전 집회에 합류한 홍 대표는 경찰에 "경찰이 제1야당의 집단적인 행동을 막는 것은 군사정부 시절에만 하는 짓이지 과하다"면서 "북한 보위부 직원들이 아니고 대한민국 경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농성 중 '김영철 즉시 사살', '철천지원수', '살인마' 등 원색적인 표현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을 통해 우리 천안함 용사가 목숨으로 지킨 대한민국이 김영철에 의해 유린당하지 않게 반드시 통일대교를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즉각 경찰을 철수시키라"면서 "여기서 끼니도 때우지 못하고 용변도 보지 못하는 이 암담한 상황을 문재인 정권에 제대로 보고하라"고 항의했다.

안상수 의원은 "어디 대한민국을 공격하고 청년들을 폭침(으로 희생시킨) 김영철을 청와대에 불러 함께 이야기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세계인의 축제에 살인마들을 동참시켜 함께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제원 수석대변인도 "(김영철은) 생때같은 우리 해군 장병 소중한 아들 46명의 생명을 불시에 어뢰기습으로 앗아간 철천지원수"라면서 "문 대통령은 도대체 얼마나 더 올림픽을 더럽혀야 직성이 풀리겠느냐"고 말했다.
"김영철 방한 저지"…한국당, 통일대교서 경찰과 정면대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