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스톤 생산 거창화강석연구센터 "컬링 저변 넓히며 품질 높이겠다"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이 연일 선전하면서 '얼음 위의 체스'라 불리는 컬링 종목도 덩달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선수는 세계 정상급…'걸음마' 거창 컬링 스톤 비상할까
컬링은 빙판 위에 스톤을 미끄러뜨려 티(중앙) 가까이 위치시키는 게 목표인 게임으로 특히 올림픽에 쓰이는 스톤은 다른 스톤과 비교해 많은 점에서 특별하다.

이와 같은 까다로운 컬링 스톤 제작에 국내서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민 곳이 있다.

바로 화강석산업특구인 경남 거창의 거창화강석연구센터다.

이곳은 3년간 연구 끝에 올해부터 거창에서 채굴한 화강석으로 컬링 스톤을 시범 생산하고 있다.

연구센터는 올림픽에서 쓰이는 컬링 스톤과 비교해 아직 가다듬을 부분이 많긴 하지만 앞으로 연구·개발을 거듭한다면 품질이 훨씬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림픽에서 쓰이는 컬링 스톤은 스코틀랜드의 무인도 '에일서 크레이그'(Ailsa Craig)에서 채굴한 화강석으로 만든다.

이곳에서 채굴되는 화강석은 세계에서 가장 단단한 돌로 알려졌으며 옅은 푸른색을 띠기 때문에 '블루혼'(Blue Hone)이라 불리기도 한다.

특히 수분흡수율이 낮아 얼음을 녹이는 속도가 느리고 수분 침투로 돌이 갈라질 염려도 적기 때문에 몇 시간 동안 빙판 위를 끊임없이 왔다 갔다 해야하는 컬링 경기에 제격이다.

스톤 구성도 정교하다.

스톤 중심의 몸체 부분은 수분흡수율이 낮은 '블루혼'을 쓰고 테두리 부분은 충돌에 강한 다른 화강석을 사용한다.

덕분에 따로 깨지거나 이상이 생기지 않는 한 스톤 하나를 50∼100년까지 쓸 수 있을 정도로 강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선수는 세계 정상급…'걸음마' 거창 컬링 스톤 비상할까
연구센터는 경기용 컬링 스톤 제작이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는 하지만 화강석의 물성 자체는 올림픽용 스톤에 크게 뒤지지 않을 것이라 설명했다.

김건기 거창화강석연구센터장은 "올림픽에 쓰이는 스톤과 아직 1대1로 성능을 비교해보진 않았지만 자체적으로 물성이 가장 유사하다고 분석되는 화강석을 골라 스톤으로 만들고 있다"며 "다만 회전 속도가 균일하지 못하고 스톤을 밀었을 때 일직선으로 뻗어나기지 않는 등 기술적 측면에서는 아직 미흡하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생산한 스톤이 실제 경기에서 사용되기 까진 아직 갈 길이 멀다.

스톤 실전 테스트도 예전 태릉선수촌에서 두어 차례 간단히 해본 게 전부다.

강도나 수분흡수율 등도 아직 검증된 바 없다.

이에 연구센터는 체험용 스톤만 생산하고 있으며 실적도 대관령 하늘목장에 1세트(세트당 16개)를 납품한 게 전부다.

현재로써는 거창 화강석 홍보용 이상의 의미를 찾기 힘들다.

연구센터는 이제 막 출발 단계인 만큼 체험용으로 스톤을 납품해가며 완성도를 높여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향후 아이스링크장비 전문업체인 '아이스앤스포츠'와 수차례 실전 테스트를 거치며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김 센터장은 "테스트를 거쳐 국내 경기나 동호회에서 사용 가능한 스톤을 만들어 컬링 저변을 넓히는 게 우선 목표"라며 "국제 인증을 받는 것은 아직 먼 얘기로 납품 의뢰가 들어오는 곳이 있으면 꾸준히 스톤을 생산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