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협정(SMA) 체결을 위한 양국 간 첫 협의가 다음달 초 하와이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3월5일께 둘째주 중에는 미국 측과 협의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첫 협의 장소는 호놀룰루”라고 밝혔다. 이어 “실무 차원에서는 방위비 분담 협의에서 금액(총액), 유효기간, 제도개선 등 세 가지를 중시한다”며 “국방부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철저하게 협상 준비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을 말한다.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각종 미군기지 내 건설 비용, 군수 지원비 등의 명목으로 쓰인다. 9차 협정은 오는 12월31일 종료되며, 올해 한국이 부담하는 분담금은 9602억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번 10차 협의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그간 우리 정부의 분담금 증액 필요성을 제기해온 만큼 1조원을 넘어설지가 관건이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요구할 분담금 증액 규모에 대해 “미국 측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다들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언론 등을 통해 나오는 숫자는 근거가 없다. 미측에서 고민한 뒤 우리에게 제시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또 다른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투명성 제고 문제와 관련해선 “(한·미 간) 협의 내용을 국회에 충실히 보고하고 (언론 등에) 수시로 설명드리고 이해를 돕겠다”고 밝혔다. 불용액(미사용액) 처리 문제에 대해선 “3000억원 내외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미국 측에 미사용액이 발생하지 않게 계속 촉구하고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와는 별개로 불용액이 생기지 않도록 제도 개선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9차 협의에서 도·감청시설인 특수정보시설(SCIF) 설치를 위해 미측에 현금지원을 할 수 있다는 이면합의가 있었다는 논란과 관련, 이 당국자는 “미국 측에서 보면 자신들이 재량권을 지니는 현금지원을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양측이 현물지원 대원칙에 합의했으니 최대한 존중해나간다는 태도를 견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