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의지 과시·'평창 주인공은 북한' 각인 등 관측 분분
논란 일으킬 김영철 파견해 南 관계개선 의지 테스트 분석도
북한, 평창 개회식 이어 폐회식까지 대표단… 다목적 의도 분석
북한이 22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이어 폐회식에도 고위급대표단을 파견한다고 통보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자신들의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단장으로 이번에 내려올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이 천안함 폭침 사건의 배후로 인식되며 남측 여론이 극히 꺼리는 인물인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이번 기회에 우리의 관계개선 의지를 테스트해보려는 생각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남북은 지난달 9일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은 평창올림픽에 고위급대표단을 파견한다'고 합의했는데, 개회식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 참석하면서 폐회식에 북한 고위 인사가 참석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정부도 공식적으로는 이와 관련한 남북 간 논의가 없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남북은 물밑에서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폐회식 참석을 논의해왔고 폐회식을 사흘 앞두고 이를 전격으로 발표했다.

북한이 폐회식에도 고위급대표단을 파견하는 것은 일단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남측을 비롯한 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북남관계를 개선해 뜻깊은 올해를 민족사에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에 걸맞도록 평창올림픽 참가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이번 올림픽의 스타는 북한'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려는 생각도 있을 수 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엔딩신에도 본인들이 주인공 역할을 하고 싶다.

마지막까지 영화의 주연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고위급대표단 단장이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여겨지는 김영철 통전부장임을 고려하면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북한, 평창 개회식 이어 폐회식까지 대표단… 다목적 의도 분석
물론 개회식에도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인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이 참석해 논란이 일었지만, 46명의 우리 장병 목숨을 앗아간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의 배후로 인식돼 왔던 김영철의 방남이 가져올 파장과 비할 바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이 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서도 굳이 김영철 통전부장을 파견하는 데에는 우리 정부가 국내외의 대북 강경여론을 뚫고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는지 시험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테스트하는 것일 수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여론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을 것 같은데 우리로서도 미리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9일 천안함기념관을 방문한 것을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북미 접촉을 염두에 두고 폐회식에 갑자기 고위급대표단을 파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이번 폐회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미국 대표단장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서둘러서 고위급대표단 파견을 발표한 것은 미국 대표단이 출발 전에 북과 접촉할 수 있는 적절한 인물을 수행단에 넣으라는 메시지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영철 통전부장이 대남 일꾼으로 대미 관계에선 역할이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북미접촉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많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