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복구…시설 피해 3만3천여건, "응급 조치만, 복구율 미미"
4.6 여진에 추가 피해 신고 2만3천건…포항시 "안정 되찾도록 노력"

[※ 편집자 주 = 오는 23일은 지난해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일어난 지 100일이 되는 날입니다.

잠잠해지는가 싶던 지진은 이달 11일 규모 4.6 여진으로 안심할 단계가 아니란 점을 알려줬습니다.

5.4 지진과 4.6 여진으로 포항에는 많은 부상자와 재산피해가 났습니다.

연합뉴스는 지진 발생 100일을 맞은 포항 피해·복구 상황, 이재민 실태, 경제 영향을 짚어보는 기사 3편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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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100일] ① 철거 기약 없는 파손·균열 아파트 동네 흉물 전락
21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 지난해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전체 6개 동 가운데 4개 동에서 지하층 기둥 파손, 벽면 균열 등 피해가 났다.

4개 동에 살던 200가구는 현재 아파트를 떠나 대피소, 임대주택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이곳은 최근까지 텅 빈 채 방치한 까닭에 폐허나 다름없다.

폭격을 당한 듯 베란다 유리창 곳곳이 깨져 있고 1층 구조물 일부는 무너졌다.

떨어져 나간 현관문이 계단에 쓰러져 있다.

지진 피해가 난 4개 동 가운데 1개 동은 비스듬히 기울어져 여전히 위태위태하다.

아파트 입구에는 경찰 인력 2명이 안전 등 문제로 외부인 접근을 통제한다.

포항을 강타한 강진으로 도심 건물 곳곳에 크고 작은 피해가 난지 100일이 다 돼가나 복구는 더뎌 일부는 동네 흉물로 전락했다.
[포항지진 100일] ① 철거 기약 없는 파손·균열 아파트 동네 흉물 전락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본진이 나고 약 석 달 만에 규모 4.6 여진이 발생해 추가 시설 피해를 호소하는 신고가 수만 건에 육박해 도시가 언제쯤 제 모습을 찾을지는 기약할 수 없다.

포항시에 따르면 규모 5.4 지진이 난 뒤 안전점검, 정밀안전진단, 위험도 평가를 해 주민이 계속 살 수 없다고 판단한 공동주택은 6곳이다.

진앙이 있는 흥해읍에 5곳이 몰려 있고 북구 환호동에 있는 대동빌라가 나머지 1곳이다.

6곳에 살던 450여 가구는 전세자금 지원 등을 받아 이주를 끝냈으나 건물 철거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단독주택과 달리 주민 동의, 금융 문제 해소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81가구가 산 대동빌라 또한 흥해읍 대성아파트와 상황이 비슷하다.

건물 외벽 등에서 떨어져 나와 깨진 빨간색 벽돌이 곳곳에 쌓였고 아무도 살지 않는 집 베란다 유리창은 떨어져 나가거나 활짝 열려 있다.

언제쯤 이 건물을 대신한 새 시설이 들어설지는 지금은 예측할 수 없다.

반면 완파 등 피해가 나 거주·출입을 금지하는 위험 판정을 받은 단독주택 87곳은 최근 시 지원으로 철거를 완료했다.

포항시는 "단독주택과 달리 공동주택은 주민 개개인 동의가 있어야 철거할 수 있다"며 "담보대출 등 여러 문제도 얽혀 있어 시가 자칫 철거에 나서면 금융기관 등과 다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주택 철거 문제가 아니더라도 포항 도심을 완전히 복구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작년 11월 지진 후 소파(조금 파손), 반파, 전파 등 피해가 난 것으로 확정이 난 개인시설은 3만3천324건, 학교 등 공공시설은 321건이다.

피해액만 672억원에 이른다.

인명피해는 78명으로 아직 3명이 입원 치료 중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11일 일어난 강한 여진에 따른 시설 피해 신고도 폭증하고 있다.

20일 오후까지 읍·면·동 별로 접수한 신고 건수는 2만3천건에 육박한다.

부상 등 인명피해 신고는 40건이다.

오는 28일까지 추가 신고를 받을 예정이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포항지진 100일] ① 철거 기약 없는 파손·균열 아파트 동네 흉물 전락
이밖에 "포항시가 한 정밀안전점검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추가 조치를 요구하는 주민도 있다.

시는 본진 발생 후 피해 시설에 응급조치를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계속 여진이 잇따르고 있어 실제 복구율은 정확히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미미한 수준이라고 했다.

최근까지 포항에서는 규모 5.4 지진에 따른 여진(규모 2.0 이상 기준)이 97차례 났다.

포항시 관계자는 "복구 중에도 여진이 계속 일어나 복구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게 사실이다"며 "도시가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