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위관료들이 북·미 대화 가능성을 잇따라 언급하고 있다. 대북 압박을 강화하면서도 비핵화로 가는 대화의 문을 열어두겠다는 신호를 북한에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를 귀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외교 수장으로서 나의 일은 우리가 채널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을 북한이 반드시 알도록 하는 것”이라며 “다만 현시점에서는 그들에게 말할 것이 없기 때문에 나는 많은 메시지를 되돌려 보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대화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냐’는 물음에는 “그들이 나에게 알릴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은 북한을 비핵화 대화의 장으로 이끌기 위한 대북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17일 인터뷰에서 ‘북한을 대화로 유도하기 위해 어떤 당근을 쓸 것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지금 대화를 설득하기 위해 당근을 쓰지 않고 커다란 채찍을 쓰고 있다”며 “그들은 이런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이용해 김정은 정권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잔인한 독재정권이 지구상에서 가장 파괴적인 무기로 전 세계를 위협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며 국제 사회에 대북 제재 동참을 요구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