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6일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는 남북 모두 민족 앞에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경기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열린 ‘제34회 망향경모제’ 격려사를 통해 “정부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에 호응하기만 하면, 시기와 장소, 형식에 구애됨이 없이 추진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산가족과 실향민들의 아픔을 근원적으로 풀어드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우리 국민들, 특히 젊은 세대들이 이산과 실향의 고통을 가슴으로 이해하고 화해와 평화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달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를 북측에 제안했지만, 북한은 2016년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일하다 집단 탈북한 여종업원들의 송환을 요구하며 응하지 않았다.

조 장관은 “저 자신, 이산가족이자 실향민의 아들로서 부모님을 찾아뵙고 조상을 기리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지난해 추석에 제가 이곳에서 어르신들을 만나 뵈었을 때는 남북관계의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한반도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러나 찬바람 속에서도 봄의 희망이 싹트고 있는 것처럼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기운이 조금씩 흐르고 있다” “남북의 젊은이들이 개막식장과 빙상 위에서 하나가 되어 세계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의 방남을 언급한 후 “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남북의 작은 협력의 물줄기가 남북관계 진전과 한반도 비핵화로 이어지도록 정부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 협력과 관련해선 “국민들께서 걱정하시지 않도록 안보 태세를 더욱 튼튼히 하고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과 더욱 긴밀히 공조하면서 국제사회와의 협력도 강화하겠다"면서 "이 모든 과정을 국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