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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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16일 노동당 고위간부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은 동지께서는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광명성절(김정일 생일)에 즈음하여 2월 16일 0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시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동지께 숭고한 경의를 표시하시였다”고 밝혔다. 김정일의 시신은 2011년 12월 17일 사망 직후 영구보존 처리돼 금수산태양궁전 영생홀에 안치돼 있다.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부장, 박광호·리수용·김평해·태종수·오수용·안정수·박태성·김영철·최휘·박태덕 등 당 부위원장들이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금수산궁전에 안치된 김정일 시신을 참배했다. 이날 참배엔 군부 고위인사들은 동행하지 않았다.
北 김정은, 아버지 김정일 생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조선중앙통신은 금수산궁전 내부에 세워진 김일성·김정일 입상 앞에는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조화와 노동당 중앙위원회·당 중앙군사위원회·국무위원회 공동명의로 된 조화가 놓여있었다고 전했다. 또 “전체 참가자들은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동지의 영도 따라 당의 강화발전과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역사적 대업을 끝까지 완성해나감으로써 위대한 장군님의 애국 염원, 강국염원을 빛나게 실현해 나갈 굳은 맹세를 다짐하였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선 김정일의 생일을 ‘광명성절’이라 이름짓고,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과 더불어 국가 명절로 성대히 기념하고 있다. 올해는 공교롭게도 설날과 일치한다.

북한은 1953년 휴전 이후 “중국 역법에 따르는 봉건유습이며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양력 1월1일만 인정하고 음력설을 쇠지 못하게 하다가 1989년 설날을 휴식일로 지정했다. 현재는 ‘민족명절’로 구분돼 3일을 쉰다. 하지만 혁명열사릉과 애국열사릉 등을 먼저 찾은 뒤 성묘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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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참석차 열흘째 한국에 머물러 있는 북한 선수단과 북한 응원단은 이날 설 차례를 지내지 않았다. 남북 선수단의 공동 차례도 무산됐다. 지난 11일 이기홍 대한체육회장은 김일국 북한 체육상 겸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에게 “설날에 떡국이나 한그릇 같이 하자”고 제안했지만 북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북한 응원단은 이날 숙소인 인제 스피디움에서 아침 식사로 떡국과 황태구이 등을 먹었다. 앞서 강원 인제군은 지난 15일 강원 인제스피디움에 오대쌀로 빚은 떡국 떡 60kg과 내린천 두부 100모, 용대리 황태 300마리 등 떡국 재료 600인분을 전달했다. 응원단 중 100여명은 이날 오전 북한 선수 김련향이 출전하는 여자 알파인 스키 응원을 위해 용평 알파인스키장으로 떠났고, 일부는 남아서 휴식을 취했다. 북한 응원단인 전날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예정에 없던 음악공연을 펼친 것과 같은 깜짝 이벤트를 벌일지도 주목된다.

강릉=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