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땐 '구두메시지', 김일성은 친서 보낸적 있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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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에게 전달받은 친서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우리 대통령에게 보낸 첫 친서다.

청와대에 따르면 친서는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김 제1부부장이 들고 온 파란색 서류철에 들어 있었으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와 관련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서류철 겉면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라는 김 위원장의 국가직책이 적혀 있었다.

김 위원장은 2013년 5월 중국에 최룡해 당시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특사로 보내면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친서를 전달한 적은 있지만 우리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적은 없다.

하지만 남측에 보낸 친서로 따지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 위원장은 2014년 12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친서를 보낸 적이 있다.

친서에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3주기에 이 여사와 현 회장 측에서 추모의 뜻을 보낸 데 대한 감사와 이 여사의 방북을 권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현 회장의 경우 2013년 8월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10주기 추모식을 위해 방북했다가 김 위원장의 구두 친서를 전달받은 바 있다.

'정 전 회장의 명복을 빌며 그 가족과 현대그룹의 모든 일이 잘되길 바란다'는 내용의 구두 친서는 추모식에 참석한 북측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현 회장에게 전달했다.
김정은, 우리 대통령에 첫 친서… 과거에도 드문사례

그동안 공개된 사례만을 놓고 본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는 남측에 온 특사가 친서를 전달하는 일은 보도된 적이 없었다.

다만 친서는 아니지만 '구두 메시지' 등은 공개적으로 전달됐다.

2000년 9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로 방남한 김용순 노동당 비서는 김대중 당시 대통령에게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다.

당시 김 비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조문차 방남한 김기남 북한 노동당 비서 일행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면담하면서 김정일 위원장의 구두메시지를 전했다.

북한 매체는 이들의 파견 당시 '조의대표단'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돌아온 후에는 '특사 조의방문단'으로 지칭해 이들이 특사로 파견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일성 주석은 1985년 9월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한 친서를 허담 노동당 중앙위 비서를 통해 전두환 당시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달 뒤엔 장세동 안기부장 등이 특사로 평양을 방문했으나 정상회담이 성사되진 않았다.

'7·4 남북공동성명'이 있었던 1972년에는 박성철 북한 제2부수상이 서울을 찾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을 만났지만 특사라기보다는 '밀사(密使)'에 좀 더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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