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저녁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을 앞두고 주최한 리셉션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뒤늦게 참석해 5분 만에 자리를 떠난 배경에 대한 청와대 설명이 논란이 되고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리셉션 종료 후 오후 7시가 넘어서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문에서 “펜스 부통령은 미국 선수단과 오후 6시30분께 저녁 약속이 돼 있었고 우리 측에 사전고지를 한 상태여서 (펜스 부통령의) 테이블 좌석을 준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포토 세션에 참석한 뒤 바로 빠질 예정이었으나 문 대통령이 ‘친구들은 보고 가시라’고 해서 리셉션장에 잠시 들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리셉션 시작 직후 헤드테이블에는 펜스 부통령 내외를 뜻하는 ‘USA’와 ‘Second Lady of USA’라는 명패가 올려진 좌석이 마련돼 있었다. 청와대 해명과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문 대통령 내외가 앉을 헤드테이블에 펜스 부통령 내외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이 함께한다며 좌석 배치 순서까지 취재진에 사전 공지했다. 펜스 부통령 맞은 편엔 김영남이 앉기로 돼 있었다. 청와대가 펜스 부통령과 김영남의 ‘대면 자리’를 주선하려고 노력했지만 펜스 부통령이 이를 끝내 거부하면서 ‘외교적 결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