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옷의 북한 미녀악단 연주에 남북 손잡고 '빙글빙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찾은 북한의 입촌식에서는 다른 국가들의 입촌식에서 볼 수 없는 진귀한 장면이 펼쳐졌다.

바로 붉은 옷과 모자, 하얀 장갑과 장화를 차려입은 80명의 북한 예술단 '취주악단'의 축하 공연이다.

북한은 8일 입촌식을 하러 강원도 강릉 선수촌에 입장할 때부터 주변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훈련 등의 일정으로 일부 선수단이 불참해 선수단 규모는 30명 정도였으나, 북한 미녀 80명의 위풍당당한 행진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국기 게양과 선물 교환 등이 끝나자 먼저 선수촌에서 준비한 공연이 '쾌지나칭칭 나네' 음악과 함께 펼쳐졌다.

하회탈을 쓰고 나타난 '비보이'들과 사물놀이단은 북한 선수단 앞에서 춤을 추다가 적극적으로 선수들 사이를 파고들어 호응을 유도했다.

하지만 북한 선수단은 일부가 음악에 맞춰 박수를 쳤을 뿐 환호를 하거나 함께 춤을 추지는 않았다.

앞서 다른 국가 선수단들이 '비보이'들의 적극적인 구애에 기꺼이 동참해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비보이들의 공연이 끝나자 북한 선수단이 옆으로 자리를 옮겼고, '취주악단'은 지휘자를 앞에 둔 연주 대형으로 다시 섰다.

'취주악단'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아리랑, 풍년가, 바다의 노래, 옹헤야, 쾌지나칭칭나네, 청춘송가를 차례로 연주했다.

악기를 들었다 놨다 하는 등의 가벼운 율동을 곁들였고, 음악에 맞춰 대열을 재구성하기도 했다.

연주가 이어지는 동안 북한 선수들은 정면에 일렬로 늘어서 있다가 박수를 치고 손을 맞잡는 등 호응을 보냈다.

도중에는 평창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을 중심으로 원형을 만들어 우리측 공연단과 함께 손을 맞잡고 빙글빙글 돌기도 했다.

입촌식을 마친 북한 선수단은 기자와 운영요원, 자원봉사자들의 인사에 '반갑습니다'고 답례는 했지만, 그 외 질문들에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임원 한 명만이 "같이 무리 지어 춤추니 감동적이었다"는 말을 남겼을 뿐이다.

옅은 미소를 띤 북한 선수단은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를 뒤로 하고 선수촌으로 향했다.
붉은옷의 북한 미녀악단 연주에 남북 손잡고 '빙글빙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