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 규제 개혁도 좋지만 고용창출 시간 오래 걸려

작년 2650만명 해외 여행…왜 국내에 못 잡아두나"
“일자리 창출에 즉각적인 효과가 있는 구(舊)산업에 대한 규제철폐는 하지 않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신산업에 대해서만 규제개혁을 외치고 있습니다.”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7일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주최한 ‘규제혁신과 국회의 역할’ 토론회에서 신산업(드론·자율주행차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정부와 여당의 규제개혁 방향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박 회장은 패널 토론에서 “일자리가 신산업 영역에서 얼마나 창출될 거 같으냐”면서 “고급 산업은 아니지만 빨리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구산업들에 대해서도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산업 규제철폐도 좋지만 일자리를 창출하기엔 시간이 많이 걸리고 결과도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구산업의 예로 서비스산업을 소개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2650만 명이 해외로 출국해 총 306억달러(약 35조원)를 지출했다”며 “왜 이들을 국내에 잡아두지 못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환경규제를 지적하면서 “산업단지 인프라를 활용해보자는 박근혜 정부의 케이블카가 아직도 운행이 안 되고 있다”며 “(케이블카를) 만드는 것을 두고 환경파괴라고 비판한다”고 했다.

박 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4차 산업혁명 핵심 주체인 벤처기업 청년들의 역량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청년들의 창업도 중요하지만, 이들은 자원과 역량에 한계가 있다”며 “미국은 구글과 아마존, 중국은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4차 산업을 이끌고 있다”고 대기업과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여당의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정부의 규제개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국무총리실의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자리해 의미가 컸다. 특히 김 의장은 박 회장의 발언을 줄곧 메모하며 경청한 뒤 “신산업 및 기존 전통산업 규제와 관련한 박 회장의 지적에 백번 동의한다”며 “기존 산업의 규제 재설계가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대기업을 통한 벤처기업 육성 전략에 대해서는 “그러기 위해선 기술탈취가 없는 공정한 인수합병(M&A) 문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함진규 자유한국당 정책위 의장도 “신산업 규제 개혁은 장점이 있지만 확실성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며 “한시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이 얼마만큼 효과가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구산업에서 규제를 완화하면 나올 수 있는 일자리가 많다”며 “국회에서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입법에는 여야 모두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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