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황병서 북한 총정치국장이 해임됐다고 5일 밝혔다. 국정원은 또 2월8일 열병식 준비 과정에서 이동식발사대가 식별되면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강석호 정보위원장 등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국정원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당 지도부 주도로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이 이뤄졌다”며 “황병서가 해임되고 후임에 김정각 인민무력성 제1부부장이 임명됐다”고 보고했다. 황병서는 고급 당학교에서 사상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국정원은 추정했다.

국정원은 “김원홍 제1부국장은 해임 및 출당 처분을 받았고 부국장 염철성과 조국진은 강등 후 혁명화 교육을 받는 등 다수 간부가 해임되거나 처형당했다”고 밝혔다. 또 “조직부국장엔 손철주, 선전부국장엔 이두성이 임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해 11월 국회 정보위 업무보고에서 “당 지도부가 최용해의 불순한 태도를 문제 삼아 군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을 진행 중”이라며 “총정치국 검열은 20년 만에 처음”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관련해 “2번 갱도는 6차 핵실험 후 방치된 상태고, 4번 갱도는 굴착공사 중”이라며 “3번 갱도는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고 정보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이 전했다.

이 의원은 “국정원은 북한이 2월8일을 건군절로 재지정한 것에 대해 70주기를 계기로 정규군의 의미를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열병식을 준비 중인 평양 미림비행장에 이동식 발사대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으며, 이를 근거로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북한이 작년 12월 초부터 미림비행장에서 병력 1만2000명을 동원해 열병식을 준비 중이고 각종 미사일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고위급 대표단 단장으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임명한 것에 대해 “미국 등에서도 고위급이 오는 등 다른 나라와 격을 맞춰 외교적인 노련미를 갖춘 사람을 보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김영남의 평창올림픽 참석을 계기로 북·미, 북·일 간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과 관련해 “정식으로 회담할 가능성은 없다”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행사장에 출입하다가 마주칠 수는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고 한 정보위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테러 위험이 있는 외국인 3만6000여 명의 입국을 금지했다고 보고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